명품 화장품 브랜드 ‘구찌 뷰티’가 이달 초 발표한 립스틱 광고에 여성 소비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백인, 하얀 치아, 고른 치열’로 획일화했던 과거 광고를 탈피했기 때문이다.
구찌 뷰티가 지난 4일 발표한 립스틱 신제품 광고 속 모델들은 특별하면서도 평범하다. 화장품 광고에서만큼은 보기 어려웠던 피부 잡티, 솜털 등도 눈에 띈다.
특히 입술에 바르는 화장품인 만큼 기존 립스틱 광고에서는 고른 치열이나 미백된 흰색 치아가 필수였다. 이번 구찌 광고는 다르다. 새하얗지 않은 치아, 비뚤거나 벌어진 치열도 립스틱 광고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이는 모델이 아닌 일반 대중들의 평범한 신체 특징이기도 하다.
여성 소비자들은 구찌의 새 광고에 주목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환영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거울 속 내 모습과 비슷해 훨씬 실용적”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구찌의 새 광고를 접한 한 화장품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29일 “생각해보면 치열이 고르지 않고, 누런 치아를 가진 사람들이 훨씬 많을 텐데, 그간 광고들은 비현실적이었다”, “과한 보정으로 실제 사용했을 때 색감을 파악하기 어려운 광고보다 좋다” 등 호평을 내놓았다. 다만 “혀를 부각하는 등 다소 지나치게 적나라한 것 같다”며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구찌는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로 꼽히고 있다. 구찌가 속한 프랑수아 앙리 피노 케어링 그룹 회장은 명품시장 변화 방향에 대해 “젊은 소비자들은 독창성에서 나오는 감성을 원한다.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구찌의 변신을 보라. 우리는 구찌를 재정의했고, 지금 그 결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구찌는 여성 인권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피노 회장은 “케어링 제품 소비자의 80% 이상이 여성이고 직원 60% 이상이 여성이다. 케어링이 한 가지 사회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면 그건 여성의 인권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막고 남성들의 인식을 바꾸는 시민단체 곳곳에 후원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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