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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지역 문화명소로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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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지역 문화명소로 떴다

입력
2019.05.29 16:53
수정
2019.07.2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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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5개월만에 8만 8,000명 관람객 밀물

수장고 일반 개방, 성공한 문화재생 ‘관심’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1층 개방수장고에서 한국 근현대 대표 조각품을 감상하고 있다. 수장 위치 구분을 위해 기둥에 적어 놓은 문자와 숫자가 이곳이 미술품 수장고임을 알려준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1층 개방수장고에서 한국 근현대 대표 조각품을 감상하고 있다. 수장 위치 구분을 위해 기둥에 적어 놓은 문자와 숫자가 이곳이 미술품 수장고임을 알려준다.

“유리창 너머로 거장들의 작품이 보이고, 갖가지 미술품을 보존 처리하는 과정까지 볼 수 있어서 무척 신기했어요”

28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구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1층 개방 수장고. 수십 명의 관람객들이 김복진 송영수 김세중 등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한 켠에는 키키 스미스의 ‘여인과 양’, 니키 드 생팔의 ‘검은 나나’, 백남준의 ‘데카르트’ 등이 눈에 띈다. 세종시에서 온 이민석(24)씨는 “미술품을 보존하는 수장고 안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하는 것 자체가 색다른 체험인 것 같다”고 했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관람 온 김서은(40)씨는 “서울에 가지 않고도 이렇게 수준높은 미술품을 쉽게 만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12월 27일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술관측에 따르면 개관 이후 지난 27일까지 5개월 동안 약 8만 8,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휴관일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700명이 찾은 셈이다. 평일에는 500명 이상이, 주말에는 2,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린다고 한다. 미술관측은 “주말 관람객은 대전 세종 천안 등 타 지역 사람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이 미술관이 인기를 끄는 것은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를 일반에 개방해서다.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 탄생한 청주관은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출입제한 구역이던 수장고를 개방했다. 덕분에 누구나 수장고에 입장(개방 수장고)해 작품을 감상하거나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보이는 수장고) 감상할 수도 있다.

미술품을 보존 처리하는 공간도 열어젖혔다. ‘보이는 보존과학실’에서는 회화 조각 등 갖가지 미술품의 손상된 부분을 과학적으로 복구해 보존하는 과정을 관람객에게 공개하고 있다.

작품의 손상된 부분을 복원하는 ‘보이는 보존처리실’. 유리벽을 통해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작품 보존처리 과정을 볼 수 있다.
작품의 손상된 부분을 복원하는 ‘보이는 보존처리실’. 유리벽을 통해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작품 보존처리 과정을 볼 수 있다.

미술관측은 매주 미술사 강좌와 함께 청주시 역사문화 특강을 진행하는 등 시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소장품 해설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청주관은 문화재생의 성공 사례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폐공장으로 방치됐던 옛 청주연초제조창이 어엿한 국립미술관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청주시와 협약을 맺고 2년간 577억원을 투입, 담배 공장을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같은 재건축 사례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문화재생 사업에 성공한 사례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다.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전경. 현재 앞 마당을 잔디광장으로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 공사는 주차공간을 대폭 확장하는 공사와 함께 7월말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전경. 현재 앞 마당을 잔디광장으로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 공사는 주차공간을 대폭 확장하는 공사와 함께 7월말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청주관은 지역과 소통의 품을 더 넓혀갈 참이다. 최근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와 ‘2019청주공예비엔날레’ 기간(10월 8일~11월 17일)중 행사를 공유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비엔날레 기간에 네크워크 전시와 함께 체험 교육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안을 구상 중이다.

앞으로 소장품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수도권 분원에 분산돼있는 작품을 청주로 이전해 현재 1,900점인 소장품을 2020년 말까지 5,100점까지 늘리기로 했다.

김재학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홍보담당은 “문화예술의 도시인 청주의 위상에 걸맞게 지역 미술계와 적극 소통하면서 다양한 전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중부권 최고의 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청주= 글 사진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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