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5~28일 치러진 전국소년체육대회 중 초ㆍ중학교 선수들에게 고함을 치거나 욕설을 하는 등 코치와 감독들의 인권침해 행위가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29일 밝혔다.
인권위 내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은 소년체전 기간 전북 익산 전주 완주 등의 15개 체육관을 돌며 경기장 내외를 모니터링하고 선수들의 숙소상황을 확인했다. 조사결과 감독과 코치들이 직접 구타하는 등 폭행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어린 선수들의 인격 모독 행위는 자주 목격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중 “이 새끼 똑바로 안 뛰어”라고 고함을 지르거나 경기가 끝난 뒤 “그걸 경기라고 했냐”며 선수의 뒷목 부위를 손바닥으로 치며 화를 내는 행위는 아동학대 수준에 가깝다는 게 인권위의 지적이다.
인권위는 선수들의 숙소 문제도 지적했다. 1만7,000여 명의 학생선수 대부분은 대회기간 내내 모텔 형태 숙소에 머물렀다. 인권위가 방문한 3곳의 모텔 중에선 남자 코치가 여성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고 여성 선수들을 인솔한 경우도 있었다. 특히 숙소 상당수가 일반 숙박시설과는 다른 소위 러브호텔 용도라 초ㆍ중학생이 장기 숙박하기엔 부적절했다는 게 인권위의 판단이다.
여기에 인권위는 선수들의 인권에 더 신경 써야 할 대한체육회가 최근 체육계 성폭력이 문제가 됐는데도 협회 차원 홍보는 물론 상담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인권위는 “초ㆍ중학생 1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대회를 개최하면서 대한체육회가 폭력 예방을 위한 홍보, 상담, 신고 체계를 갖추지 않은 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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