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에서 ‘포용’으로 선회한 최종구의 속내는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혁신’에서 ‘포용’으로 선회한 최종구의 속내는

입력
2019.05.30 04:40
0 0

 [금융위원장, 연일 민심 달래기] 

 “채무문제 일가족 사망사건 참담” 금융위 페이스북에 이례적 개진 

 차량공유 서비스 관련 작심발언, 타부처에 관여 않는 불문율 배치 

 “관료로서 마땅한 자세” 평가 속 “내년 총선 출마 염두 행보” 해석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Korea Fintech Week 2019’ 행사 참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 출마설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금융정책을 이끌어 온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사회 취약계층을 보듬으며 민심을 달래고 있다. 이를 두고 “관료로서 마땅한 자세”라는 평가도 없진 않지만, 그보다는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급부상하고 있다. 여당도 최 위원장의 정계 진출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29일 금융위 등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전날 금융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채무문제로 연달아 발생한 일가족 사망사건을 보고 참담한 마음”이라며 “채무불이행이라는 불행을 죄악시하고 수치감이 들도록 하는 것이 금융시스템의 결함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경기 시흥시와 의정부시에서 거액의 빚 때문에 일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두고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었다. 채권 추심과 관련한 제도 개선 방침을 밝힌 것이 글의 결론이었지만, 공식 보도자료 형식을 취하지 않고 불시에 사회적 문제에 의견을 개진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시선이 많다.

앞서 최 위원장은 지난 22, 23일 이재웅 쏘카 대표와 혁신성장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차량공유서비스 ‘타다’로 인해 피해를 입은 택시 기사들을 감싸며 “소박한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분들에 대해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의 행보는 최근까지도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시행하며 혁신에 박차를 가했던 그 자신의 모습과 차이가 있다. 특히 금융위와 직접 관련된 분야가 아닌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한 작심 발언은 타 부처 일에 관여하지 않는 관가의 ‘불문율’과도 배치되는 것이었다. 복수의 금융위 관계자들은 “평소 소외 계층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있는 분이라 이상하지 않다”며 수장을 엄호하고 있지만, 정작 중론으로 자리잡고 있는 해석은 그와 거리가 있다. 임기 2년이 가까워진 최 위원장이 내년 총선을 대비해 민심 관리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재웅 대표도 자신을 비판한 최 위원장을 향해 “갑자기 이 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라고 꼬집었다.

본인은 출마설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않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행사장을 찾은 최 위원장에게 기자들이 이 대표의 반응을 언급하며 “출마 생각이 정말 있으시냐”라고 묻자 그는 “그 문제에 답변하면 완전히 다른 문제로 가기 때문에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논쟁의 본질과 상관없는 사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듣기에 따라선 출마설을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비치는 대목이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정치 환경은 그에게 우호적이다. 만약 최 위원장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강원 강릉 토박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고향을 우선 검토할 가능성이 많다. 강릉 지역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3선을 하며 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지만 최근 권 의원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로부터 징역 3년을 구형 받아 위기에 놓인 상태다.

여당 내에 금융 전문가가 없다는 점도 최 위원장의 입당을 부추기는 요소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여당은 기획재정부 과장 출신인 김정우 의원을 경제 전문가로 영입했는데, 그에 비하면 최 위원장은 훨씬 거물급이다. 여당 관계자는 “강릉과 경제ㆍ금융이라는 여당의 취약 지점에서 최 위원장은 모두 강점이 있어 당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한국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네이버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