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KF-16D 전투기가 2월 서해상으로 추락한 건 엔진에 연료를 공급하는 장치가 막혔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은 사전 점검으로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고 판단, 단계적으로 비행을 재개할 방침이다.
공군 사고조사단은 29일 “사고 항공기 엔진 연소실로의 연료 공급이 중단됨에 따른 엔진 정지(Flame Out)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블랙박스 및 연료 계통 부품들에 대한 정밀 조사와 미국 제작사 및 미 공군 전문가 추가 검증을 거쳐 조사단은 연료 공급 중단 원인으로 △연료 펌프로 유입되는 연료 도관 막힘 및 공기 유입 △연료 펌프 내부 막힘 △엔진 연료 조절 장치로 유입되는 연료 도관 막힘 등 3가지 요인 중 하나라고 결론 내렸다.
공군 관계자는 “막힘 현상은 외부에서 이물질이 유입되거나 작동 기계 부품 훼손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사고기 엔진 부품을 50m 깊이 바다에서 건져 올렸지만 엔진 계통 부품 대부분이 깨지고 열려 있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낼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고기에 공급된 연료가 다른 전투기에도 공급되는 등 연료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기종의 수명 연한은 8,000여시간으로 해당 기체는 1998년 생산돼 6,500여시간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3가지 요인 모두 사전 점검을 통해 예방이 가능해 단계적으로 비행을 재개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재 투입된 120여대의 KF-16 연료 계통에 대한 정밀 특별 점검과 핵심 부품인 필터를 교체하고,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안전 대책 및 비상 처치 절차 교육도 실시하기로 했다. 원인철 공군참모총장이 31일 서산비행장에서 KF-16 전투기에 탑승해 지휘비행을 하면서부터 다시 일선에 해당 기종을 투입한다.
앞서 2월 27일 낮 12시쯤 전북 군산시 제38전투비행전대에서 이륙한 KF-16D는 13분 만에 충남 서산시 서쪽 약 46㎞ 바다 위로 추락했다. 탑승했던 조종사 2명은 추락 직전 엔진 이상을 감지하고 비상 탈출한 뒤 구조됐고,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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