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IA 코리아미션센터장 “북미 대화 판 흔들기보단 실험 성격”
지난해 북미 간 물밑 협상을 주도했던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와 관련, 사견을 전제로 “(미국과의 대화) 판을 흔들어보려고 했다기 보다는 실험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앤드루 김 전 센터장은 29일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19 글로벌 인텔리전스 서밋’의 미디어세션에 참석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성격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미사일을 개발했는데 제대로 개발된 것인지 확인이 안된 상태에서 (대화가 중단된) 이 기회에 시험을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군사력을 과시했다기 보다는, 대화 도중 진행할 수 없었던 신형 미사일 성능 테스트를 한 것이란 해석이다. 그는 “(실험이) 성공했으면 앞으로 (발사를) 안 할 것이고 성공하지 않았으면 한동안 더 할 것이다. (실험이) 끝나면 대화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이어지고 있는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선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미국 식으로 생각하면 (북한과) ‘새로 친구가 되자’는 건데 친구가 되려면 제일 필요한 것이 소통이다. 자주 얘기해야 한다. 그런데 (북한과는) 소통이 안 된다. 소통하는 방법도 다르다. (미국 입장에선) 본인이 원할 때만 소통하고 원하지 않을 때 회피해선 친구가 될 수 없다”면서 “무거운 토픽이 아니더라도 소통하면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국무부가 동시적ㆍ병행적 접근을 언급한 것이 대북 협상에서 입장 변화가 있음을 뜻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선 “미국의 기본적 입장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며 “모든 것을 같이 논의할 수는 있다. 하지만 ‘어떤 것이 먼저 가느냐’는 협의를 통해 해나가겠다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27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서밋에는 17개국 정보기관 출신 전문가 30명이 참석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글로벌 안보 이슈를 논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