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표현의 자유”, SNS와 인터뷰는 “명예훼손”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 등을 통해 가수 고(故) 김광석이 사실 부인 서해순씨에서 살해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에 대해 법원이 명예훼손이라 판단했다. 다만 영화 자체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 정은영)는 29일 서씨가 이 기자와 고발뉴스, 김광석의 형 김광복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 기자가 2,000만원, 이 기자와 고발뉴스가 공동으로 3,000만원 등 모두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다른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고인은 타살됐고 원고가 유력 용의자’라는 식의 단정적 표현을 쓰고, 원고가 시댁으로부터 강압적으로 저작권을 빼앗았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은 허위로 인정되며 이로 인해 원고의 명예와 인격이 침해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가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영아 살해’를 언급하거나 원고를 ‘악마’로 표현한 것도 명예훼손으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김광복씨에 대해선 “이 기자와 달리 원고가 용의자라는 등의 단정적 표현은 쓰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동시에 서씨가 제기한 영화 상영 금지, 영화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등에 대해선 표현의 자유, 영화에 초상권과 저작권 침해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기자는 2017년 영화 ‘김광석’을 통해 그간 자살로 알려진 가수 김광석에 대한 타살 의혹을 제기하면서 용의자로 부인이었던 서씨를 지목했다. 이어 김광석의 딸이 숨진 것 또한 서씨의 책임이라며 김광복씨와 함께 서씨를 유기치사 등 혐의로 고소ㆍ고발했으나 경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이에 서씨는 이 기자 등을 상대로 6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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