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장기업들의 지난해 매출과 이익 증가율이 미국, 일본, 중국 기업들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1,940개, 미국 2,017개, 일본 3,258개, 중국 3,489개에 달하는 금융업을 제외한 4개국 주요 주식시장 상장기업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 상장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5.2%로 미국(9.7%), 일본(6.5%), 중국(12.7%)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한국 기업이 1.0% 감소한 반면 미국은 16.8%, 중국은 9.7% 증가했다. 일본은 0.6%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한국이 12.4%로 감소한 것과 대비해 미국(10.3%)이 10% 넘게 뛰었고 일본도 2.9% 증가했다. 중국은 4.6% 줄었다.
반면 부채비율은 한국이 47.4%로 미국(104.9%), 일본(62.2%), 중국(68.9%)에 비해 낮았다. 부채 증가율도 3.6%로 일본(3.7%)과는 비슷하지만 미국(6.2%), 중국(9.0%)보다 낮았다. 한경연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캐피탈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로 각국 통화를 기준으로 해서 환율효과를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한국 부동산업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20.3%로 미국(7.7%), 일본(1.9%), 중국(19.0%)을 앞섰다. 반면 산업재(자본재, 상업서비스, 운송)는 5.2%로 경쟁국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한국 기업들은 IT(14.0%)와 부동산(14.5%)을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였다. 특히 에너지(-25.0%)와 헬스케어(-27.4%)는 미·일·중의 성장세와 대조를 이뤘다.
한경연은 이를 한국 기업들이 많이 위축된 결과로 분석했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과 급격한 비용증가, 글로벌 경쟁심화 등으로 우리기업의 실적이 악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 일관성 유지와 파격적인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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