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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에 휩싸인 현대중공업 주총… 장소 등 변경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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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에 휩싸인 현대중공업 주총… 장소 등 변경가능성 높아

입력
2019.05.2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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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음회관, 사흘째 노조 점거로 사실상 개최 어려워 

 제2의 주총장 회사관련 건물?… 경찰ㆍ노조 충돌 우려 

[2019-05-28T11_3662895]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28일 오전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전면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의 상징인 골리앗 크레인이 멈춰서 있다. 2019.5.28/뉴스1
[2019-05-28T11_3662895]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28일 오전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전면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의 상징인 골리앗 크레인이 멈춰서 있다. 2019.5.28/뉴스1

현대중공업의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본사 위치를 결정할 주주총회일(31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주총 장소와 개최형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27일 주주총회장인 한마음회관을 긴급 점거함에 따라 사측이 주총장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주총 장소와 개회시간, 개최형태 등이 유동적인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7일 밤 경찰에 노조원이 농성중인 주주총회장 한마음회관에 대해 시설물보호와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조합원 퇴거를 요청해놓고 있으나, 한마음회관에서 주총을 치르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다. 노조점거 해제를 위해서는 대규모 경력 투입이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경찰과 노조 양측에 부상 등 엄청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28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노조는 현재 한마음회관에 ‘사수조’ 300명을 전진 배치하는 한편 회관주변에도 1,000여명이 넘는 조합원이 상시 단합집회를 진행하는 등 투쟁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앞서 사측은 28일 오후 3시 비노조 임직원들을 한마음회관에 보내 퇴거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다른 장소를 찾아 주총장을 변경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제2의 주주총회장이 어딜 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통상 호텔이나 강당 등이 후보지로 떠오르지만 충돌우려 등으로 대관이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회사 본사나 관계사 관련 건물이 주총장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사측은 제2의 주총장을 선정하더라도 주주에게만 비밀리에 통보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제2의 주총장을 선정한 뒤 경찰에 노조 접근방지를위한 경비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이번 사실상 가장 사태의 가장 큰 분수령을 제2의 주총장 선정 후 노조의 재점거 시도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주총장을 경비하고 있는 경찰과 노조가 정면충돌할 가능성도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법원이 주총방해행위에 대해 1건당 5,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놓고 있지만 ‘해당행위가 직접적인 주총방해행위냐’에 대한 판단은 별개의 문제이어서 노조의 손발을 묶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또 현대중공업이 주총을 연기하거나 한국조선해양 본사 위치를 고려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수합병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한국조선해양 본사를 서울에 두려는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연구개발 인력을 유치하고 다른 연구개발 거점과 상승효과(시너지)를 내는데 서울이 가장 적합하다고 보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28일 본관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전면 강화유리로 된 출입문 등을 파손해 직원 10여명의 얼굴과 눈에 부상을 입히는 등의 혐의로 박근태 지부장 등 노조 집행부 40여명에 대해 이날 업무방해 및 상해죄 등으로 고소장을 제출해 이번 사태로 인한 고소인원은 60여명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울산시와 현대중공업 노조 등은 “한국조선해양이야 말로 현대중공업의 진정한 본사”라며 “고 정주영 회장의 도전정신의 산물이자 46년간 지역과 함께 성장해온 향토기업인 현대중공업은 당연히 존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2003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정책으로 많은 공공기관 및 연구기관 지방 이전이 본격화되고 있어 시대적 흐름에도 부합하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우수인재 유치는 본사 소재와 상관없는 글로벌 기업의 비전과 경영철학의 문제일 뿐”이라며 발상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 물적분할에 반대해 주주총회장을 점거한 가운데 노조원 차량에서 시너와 쇠파이프 등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28일 오후 10시 30분께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밖으로 나가던 노조원 차 안에서 20리터 시너 2통과 쇠파이프 19개가 사측 보안요원에게 적발돼 압수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시너는 현수막이나 깃발에 페인트로 글씨를 쓸 때 사용하고, 쇠파이프는 천막 지지대로 사용하기 위한 용도”라고 해명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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