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댐 사고 조사위 조사결과 발표…SK건설 “공학, 과학적 근거 결여. 믿을 수 없어”
지난해 7월 붕괴해 대규모 인명피해를 낳은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사고는 ‘불가항력’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해당 참사가 인재(人災)라는 뜻이다. 시공을 맡은 SK건설은 과학적 근거가 결여된 조사결과라며 반발하고 있어 보상 등의 문제를 놓고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8일 라오스뉴스통신(KPL)에 따르면 라오스 국가 조사위원회는 이날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사고에 대한 독립 전문가 위원회(IEP) 조사결과, 불가항력적인 사고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IEP는 댐 붕괴 관련 “(댐이) 붕괴하기 전날 집중호우가 쏟아졌다”면서도 “붕괴가 시작됐을 때에도 댐 수위가 댐 높이보다 낮았다”며 “불가항력에 의한 붕괴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댐 붕괴 주요 원인에 대해 IEP는 “(댐의) 수평 방향으로 연결된 미세한 관들과 관련이 있는 높은 투수성(透水性) 문제를 발견했다”며 “물을 채우고 수위를 높이는 동안 이 미세한 틈을 따라 누수가 가속화됐고, 이는 적색토(Laterite soil) 층의 침식과 연성화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또 IEP는 댐에 물을 채우는 과정에 이 같은 현상이 최상부에서도 일어나 결국 전체 붕괴로 이어진 것으로 봤다. IEP는 “적절한 조처로 막을 수 있었던 붕괴사고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라오스 정부의 사고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SK건설 측은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SK건설 측은 “IEP는 자체로 자신들이 지정한 위치와 방법론, 제3의 분석기관을 통해 토질 분석을 실시했고 최종 데이터를 적용한 결과 파이핑 현상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IEP가 주장한 파이핑에 의한 원호파괴가 발생한 것이라면 사고 전 새들 D 하단부에 대량의 토사 유출이 발견됐어야 하는데 그러한 사실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오스 정부의 요청에 의해 초기부터 참여한 한국정부조사단과 사고 원인 조사를 수행한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 업체들도 모두 IEP의 결론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며 “해당 기관들은 현재까지는 명확한 사고 원인을 단정하기가 어렵거나 IEP와는 다르게 과거 화산활동 등 오랜 세월을 통한 지형 형성 과정, 새들 D 하류에서 발생한 산사태 흔적 등에 주목, ‘대규모 평면파괴(Land Sliding)’를 사고 원인으로 제시했다”고 반박하고 "향후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라오스 정부의 원인 조사 및 검증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로 진행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23일 발생한 세남노이 보조댐 붕괴 사고로 현지에서는 49명이 사망하고 22명이 실종됐다. 7개 마을에 걸쳐 4,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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