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 사고로 베테랑 박한이(40)를 잃은 삼성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무기력하게 졌다.
삼성은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1-4로 패했다. 지난 26일 대구 키움전에서 박한이의 끝내기 안타로 분위기를 탄 상황에서 예상치 4한 사고가 터져 상승 흐름도 끊겼다. 박한이는 휴식일이던 27일 오전 자녀의 등교를 위해 운전대를 잡고 귀가하던 길에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음주 측정을 했고, 전날 과음을 한 여파로 혈중알코올농도는 0.065%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한 박한이는 구단에 먼저 “책임지고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2001년 입단해 올해까지 19년 동안 삼성에서만 뛰며 7개의 우승 반지를 수확한 그는 불명예 은퇴로 은퇴식을 치르고, 영구결번 영예를 누리는 꿈이 물거품 됐다.
예고 없이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 보낸 삼성은 침통해했다. 28일 경기에 앞서 김한수 삼성 감독은 박한이에 대해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취재진의 박한이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거론하기 부담스럽다. 본인이 이런(은퇴) 결정을 한 상황이라 나도 그렇고 박한이에게도 부담”이라며 “더는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언짢아 했다. 선수단이 흔들리지 않도록 미팅에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한 얘기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한주간 5승1패의 호성적으로 공동 6위까지 치고 올라온 삼성은 이날 전체적으로 어수선했다. 0-2로 뒤진 6회말 무사 1루에서 박세혁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3루수 최영진과 유격수 이학주의 호흡이 맞지 않아 놓쳤다. 기록은 3루수 실책. 이 실책을 빌미로 삼성은 두산에 2점을 추가로 내줬다.
7회말에도 두산 선두타자 류지혁의 내야 땅볼을 1루수 공민규가 잡아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투수 임현준에게 제대로 송구를 하지 못했다. 공은 뒤로 빠졌지만 류지혁이 타격 후 중심을 잃고 고통을 호소하며 넘어진 탓에 아웃 시킬 수 있었다. 팀 타선은 두산 선발 조쉬 린드블럼에게 6이닝 동안 3안타로 꽁꽁 묶여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김지섭 기자 on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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