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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 전면 파업… 31일 주총 앞두고 전운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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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 전면 파업… 31일 주총 앞두고 전운 고조

입력
2019.05.28 17:35
수정
2019.05.2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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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집회를 연 현대중공업 노조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물적 분할에 반대하며 지난 27일부터 주주총회 장소인 한마음회관을 점거해 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전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집회를 연 현대중공업 노조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물적 분할에 반대하며 지난 27일부터 주주총회 장소인 한마음회관을 점거해 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의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본사 위치를 결정할 주주총회 개최를 앞두고 폭력사태로 까지 비화한 노조의 점거 농성이 이틀째 이어가는 가운데 노조측이 이날부터 전면파업에 나서 일촉즉발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8일 경찰에 노조원이 농성중인 주주총회장 한마음회관에 대해 시설물보호와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조합원 퇴거를 요청해 점거해제를 위한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내부에는 회관 사수조로 편성된 노조원 300여명이 이틀째 농성을 벌였다. 전면파업에 돌입한 노조는 건물 주변 곳곳에 천막과 깃발 플래카드 등을 설치하고 단합투쟁을 위한 집회를 개최하는 등 투쟁열기를 끌어 올렸다. 오후 3시께는 회사 측 관리자들이 한마음회관을 찾아 건물을 불법 점거 중인 노동조합에 퇴거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현대중공업은 전일 본관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전면 강화유리로 된 출입문 등을 파손해 직원 10여명의 얼굴과 눈에 부상을 입히는 등의 혐의로 박근태 지부장 등 노조 집행부 40여명에 대해 이날 업무방해 및 상해죄 등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한마음회관 인근에 기동대 경력 19개 중대 2,000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점거해제를 위한 대규모 경찰력 투입에 따른 충돌우려도 나오고 있어 주총장 변경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럴 경우 새 주총장을 놓고 양측의 불꽃 튀는 첩보전도 예상된다.

극단으로 치닫는 노사갈등은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법인분할) 시도에 대한 견해차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한국조선해양 본사 사무실을 서울에 두려고 하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을 유치하고 다른 연구개발 거점과 상승효과(시너지)를 내는데 서울이 가장 적합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은 R&D센터 역할을 하는데 서울지역에 연구 관련 인재가 풍부해 지원율도 더 높다”며 “서울에는 다른 조선 관련 연구기관들도 있기 때문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반시설을 갖추기에 울산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5월 31일 임시주주총회의 분할계획서에 한국조선해양을 서울에 설립하는 안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조선해양에서는 500명 규모의 연구, 경영지원, 기획부문 인력이 일하게 될 예정이다. 기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해양 R&D센터는 수도권에 산재해 있는데 한국조선해양을 서울에 만들면 이들과 협력하기에도 편리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또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울산 현대중공업뿐 아니라 거제 대우조선과 목포 삼호조선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므로, 울산에 편중돼서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산업은행 역시 한국조선해양을 서울에 두고 획기적인 영업ㆍ기술력 증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기업의 발전을 위한 자율적인 경영판단을 지역주의 입장에서 강요하는 것은 지나친 경영간섭이자 월권이라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울산시와 현대중공업 노조 등은 “한국조선해양이야 말로 현대중공업의 진정한 본사”라며 “고 정주영 회장의 도전정신의 산물이자 46년간 지역과 함께 성장해온 향토기업인 현대중공업은 당연히 존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2003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정책으로 많은 공공기관 및 연구기관 지방 이전이 본격화되고 있어 시대적 흐름에도 부합하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우수인재 유치는 본사 소재와 상관없는 글로벌 기업의 비전과 경영철학의 문제일 뿐”이라며 현대중공업 측의 발상전환을 촉구했다.

울산=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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