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인표씨 삼진어묵 박용준 대표 등 SOVAC 기조 연설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는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일으켜 함께 걸어가는 것입니다.”(배우 차인표)
“사회적 가치라는 게 뭔가 대단한 건 아니지만 작은 불씨가 커져 엄청나게 큰 불씨가 되면 세상도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박용준 삼진어묵 대표)
각자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낸 연예인과 청년사업가가 28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사회적가치 민간축제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19’ 무대에 올라 사회적 가치에 대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배우 차인표씨는 아내 신애라씨와 함께 두 딸을 공개입양하게 된 사연을 털어놨다. 차씨는 “아내는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을 좋아했고, 아들을 낳은 뒤 아이들을 보살피는 마음을 함께 공유하게 됐다”며 “(우리의 입양으로) 비밀 입양을 선호하던 우리 사회에 변화가 생겨 공개입양 증가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고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데, 더불어 사는 삶의 대상 중에는 혼자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건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버려지는 아이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신애라씨가 버려진 아이들을 도우면서 함께 살 수 있는 대상으로 구체화했다는 것이다.
차씨는 사회적 가치를 ‘함께 걸어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파악하는 게 개인적 차원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첫걸음이었다면 더 중요한 건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동역자(함께 노력하는 사람)”라고 강조했다. 차씨는 “14년 전 첫 딸을 입양할 때 아내를 믿고 그 결정에 동의했는데, 혼자서는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점차 수많은 동역자가 눈에 보였고, 지금은 입양특례법 개정도 논의하는 작은 공동체를 만들게 됐다”며 “주변의 수많은 입양 가족들이 모여 사회적 가치로 진화한 것인데, 출발점은 한 아이를 입양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부산 영도의 작은 어묵가게를 전국적 프랜차이즈로 성장시킨 박용진 삼진어묵 대표도 연단에 섰다. 박 대표는 “2011년 아버지 사업을 이어받으려 했을 때 우리 공장은 지역 쇠퇴로 폐허에 가까웠다”며 “어떻게든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어묵 베이커리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살면 지역이 산다, 지역이 함께 발전해야 계속 나갈 수 있다, 지역의 마중물이 되자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 대표는 “기업이 살면 지역이 살고 기업이 쇠퇴하면 지역도 쇠퇴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기업과 지역을 살렸더니 결국 떠났던 이들도 (영도로) 돌아오더라”고 말했다. 어묵 베이커리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사업이 성공하면서 삼진어묵을 찾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결국 영도 지역 자체의 재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영도 봉래시장 근처만 해도 오래된 가게들이 많았는데 그들이 지속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지난 4년간 민간과 기업이 함께 변화를 주도하기 시작했다”며 “단순한 기부나 물질적 지원은 그걸로 끝나기 마련이라 지속 가능한 재생에 집중했던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적극적이지 않던 사람들이 지금은 ‘우리도 할 수 있다’며 참여하기 시작했고 외부로 나간 이들도 돌아와 가업을 이어받는 등 그들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시를 재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불씨만 지폈는데 영도가 지금은 도시 재생의 핫플레이스가 됐다”고 강조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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