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의회 웅천복합단지개발사업 특별조사위원회가 위원의 잇단 사퇴로 내홍을 겪고 있다. 특위 구성을 발의한 의원까지 사퇴하면서 웅천특위 파행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특혜를 밝혀달라는 시민단체와 주민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특위가 제구실을 못하면서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웅천특위 사퇴의사를 밝혔다. 송 의원은 “특혜의혹을 밝히기 위해선 관련 분야의 전문성과 사안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력이 요구됐으나 특위 위원 구성은 원칙도 없이 의장 한 사람의 독단에 의해 구성돼 반쪽 특위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어 “민선6기 시절 불거진 초고층아파트 도시계획 변경에 대해 그동안 수차례 시정 질문과 10분 발언을 통해 특혜의혹과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특위 차원에서 다뤄진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며 “시민 보고는 고사하고 내부 보고회조차 없어 의혹을 해소하기보단 오히려 덮으려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수 웅천지구는 2004년 착공해 2016년 완공됐으며 280만㎡ 규모로 지금까지 4차례 도시계획이 변경되면서 시민단체 등에서 특혜의혹이 제기됐다. 여수시의회는 지난해 말 9명으로 웅천특위를 구성했으나 특위 구성에 반대했던 일부 의원들이 참여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후에도 위원 구성을 놓고 내부 갈등이 이어졌고 지금까지 3명의 위원이 사퇴했다.
웅천특위는 복합단지개발사업이 택지개발사업으로 바뀌게 되고 수차례 진행된 계약 변경, 저층 부지가 초고층으로 허가 난 배경, 개발업체와 여수시 간 소송 등에 대한 의혹 규명을 위해 구성했다. 특히 해변가 쪽으로 최고 49층에 이르는 생활형숙박시설과 주상복합시설 등 초고층 건물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조망권, 일조권, 주차난, 교육환경 침해를 우려한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송 의원은 “때 되면 형식상 의원들 모아놓고 논공행상이나 할 것이라면 더 이상 특위가 존속해야 할 이유와 명분은 없고 지금이라도 웅천특위를 재구성해 시민이 원하는 특위로서 활동과 책임을 다하길 기대한다”며 “개인 자격으로 총체적 부실을 밝혀내기엔 많은 제약과 견제가 따를 수밖에 없지만 의혹을 밝히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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