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성적이 우수하지만 장애인 고용이라는 전공 필수 과목을 이수하지 않았다."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28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안한 사회적 가치 민간축제인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SOVAC)'에서 오전 메인 행사 패널로 나와 SK그룹의 장애인 고용 확대를 촉구했다. 최 회장은 이에 “당황은 되지만 맞는 말씀”이라며 “안 되면 무조건 하고, 그 다음에 더 좋은 방법을 찾자고 하겠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인 베어베터를 운영하는 김 대표는 "얼마 전 최태원 회장이 관계사 사장들에게 올해 말까지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채우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다른 주요 기업들은 이미 10년 전에 달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이어 "요즘 젊은 세대들은 사회적 가치를 지키는 것에 굉장히 엄격하다"며 "SK와 같은 선도 그룹이 국가에서 부여한 중요 의무인 장애인 고용의무를 다하지 않는 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 회장의 따님(윤정씨)이 결혼할 때 하객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하고 싶다고 찾아왔길래 장애인들이 만든 쿠키를 납품했다"며 "이런 움직임이 잠깐의 유행이 아니라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바뀌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회사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행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인사 문제라고 지적했다. 직원들에게 커리어 측면에서 확신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아주 우수하고 집요하고 치열한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서 건성으로 일하거나 책임지기 싫어한다"며 "그러다 보니 정부 정책도 잘 이해하지 못하며 장애인 채용에서도 사람이 없다는 답만 내놓는다"고 지적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지적에 관해 "좀 당황은 되지만 맞는 말씀"이라며 “열심히 하려고 애썼는데 왜 안됐는지 모르겠지만 안되면 무조건 하고, 그 다음에 더 좋은 방법을 찾자고 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그룹의 체질적 문제인데, 자발적으로 스스로 하는 문화를 갖고 있어서 그런 부분도 각 기업이 알아서 새로운 방법으로 풀어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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