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결함 논란으로 한 차례 출시가 연기됐던 삼성전자의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의 재출시 일정이 7월로 넘어갈 전망이다. 당초 ‘5월 중 출시 일정 재공지, 6월 중 출시’로 예상됐지만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유일한 폴더블폰 경쟁제품인 화웨이 ‘메이트X’가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출시 여부조차 불투명해지면서 시간을 번 삼성이 출시를 서두르는 대신 막판 완성도 높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폴드 출시를 위해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가 함께 진행하는 망 연동 테스트는 마무리된 상황이지만, 삼성전자 측의 디스플레이와 필름(화면 보호기) 등 하드웨어 부품 점검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 이동통신 3사에 갤럭시 폴드 테스트용 물량을 제공했다. 국내에서는 갤럭시 폴드가 5G용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이통 3사의 5G 네트워크에서 무리 없이 작동하는지 검사하는 망 연동 테스트를 위해서다. 이 테스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내장된 칩셋이 네트워크와 안정적으로 신호를 주고받는지 여부다. 삼성전자의 5G폰인 ‘갤럭시S10 5G’에는 삼성이 자체 개발한 칩셋 ‘엑시노스 9820’이 들어갔지만 갤럭시 폴드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55’가 들어간다. 이미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LG전자 5G폰 ‘V50 씽큐’에 탑재돼 있는 칩셋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스냅드래곤 855는 V50 씽큐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상태라 갤럭시 폴드의 망 연동 테스트가 길어질 이유는 크게 없다”며 “소프트웨어 안정성보다는 결함 논란이 일었던 하드웨어 부분의 완성도를 보강하기 위해 부품을 하나하나 철저히 점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갤럭시 폴드는 액정 보호필름을 제거했을 때 화면이 꺼지거나, 접히는 부분(힌지) 노출부 충격과 이물질 혼입 등으로 디스플레이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출시가 연기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 메이트X에 구글의 신규 운영체제(OS) 지원이 끊기자 삼성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구글은 새 OS ‘안드로이드 Q’를 준비 중이다. 안드로이드 Q는 화면 크기가 바뀌어도 끊김 없이 구동하도록 설계돼 있어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버전이다. 메이트X의 출시를 준비중인 화웨이에겐 접었을 때와 폈을 때 원활하게 작동하는 안드로이드 Q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화웨이는 자체 개발 중인 ‘홍멍’ OS로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홍멍 OS만을 위한 앱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홍멍 OS가 자리를 잡으려면 개발자들이 앱을 구글용과 애플용, 그리고 화웨이를 위한 별도 버전까지 3가지로 만들어 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낮다”며 “내수용으로만 판매할 것이 아니라면 원래 계획대로 7월 중 메이트X를 출시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상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8월 공개, 9월 출시로 이어지기 때문에 ‘갤럭시노트 10’과의 판매 시차를 위해선 7월에는 갤럭시 폴드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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