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유튜브 통해 대표팀 선발되지 못한 소회 밝혀

김보경(30ㆍ울산)이 축구 국가대표팀의 6월 국내 A매치 소집 명단에 들지 못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김보경은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KBK Football TV’의 영상을 통해 “이번 6월 소집이 K리그 선수들이 명단에 들 수 있는 기회”였다며 “울산도 리그 1위를 달리고 있고, 저도 열심히 해서 전북 시절보다 골ㆍ어시스트도 많아 혹시 가능성이 조금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역시 대표팀이라는 곳은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주위 선배들의 ‘이번에는 (대표팀에) 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에 아쉬움보다는 ‘내가 K리그에서 잘 하고 있어서 이렇게 좋은 얘기도 들을 수 있구나’하는, 기쁜 마음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파울루 벤투(50ㆍ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은 2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6월 국내에서 열리는 이란과 호주 평가전에 나설 25명의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시즌 K리그1 11경기에 출전해 4골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 중인 김보경은 대표팀 재합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다시 한 번 벤투 감독의 외면을 받았다. 이날 벤투 감독은 선수 선발 기준에 대한 의문에 대해 "뛰고 있는 리그나 선수의 스탯은 중요하지 않다. 선발의 최우선 기준은 내 축구 스타일에 어울리는 선수냐는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김보경은 감독의 선발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기보다 자신의 실력과 부족함을 탓했다. 김보경은 “대표팀에 이미 좋은 미드필더가 많고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만큼 대표팀 자원들이 굉장히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고 대표팀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국가대표팀에서 떨어지고도 얻는 것들이 많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대표팀 승선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김보경은 “지금 대표팀에 못 갔다고 해서 ‘저는 이제 대표팀에 가지 않겠습니다’가 아니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 더 성장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긴 것”이라며 “시즌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분명히 기회가 있을 것이고 감독님 스타일대로 잘해야 기회를 받으니까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김보경은 프로 데뷔 후 ‘태극마크’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설명했다. 그는 “한국 축구 선수라면 당연히 꿈꾸는 것이 대표팀”이라고 운을 뗀 뒤 “프로 데뷔 후 얼마 있지 않아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는 영광스런 기회가 있었고, 한편으로는 소중함을 모르고 당연하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며 “항상 선수로서 목표로 삼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자신처럼 언젠가 한 번쯤 실패를 경험할 후배 선수들을 위해 애정 어린 조언도 덧붙였다. 김보경은 “모든 선수가 경기를 뛰고, 우승을 하고 싶어하지만 모두가 그 꿈을 이루는 건 아니다”라며 “그럴 때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거기서 포기하면 그저 그런 선수가 되고 만다. 저도 어릴 때는 대표팀에 가고 안 가고에 따라 화도 많이 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자신을 깎아 먹은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더 좋은 선수로 될 수 있는 좋은 약이다. 실패해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슬럼프에 빠지지 말고 동기부여의 기회로 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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