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여름 “팬 앞이라면 얼마든지 무릎 꿇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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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여름 “팬 앞이라면 얼마든지 무릎 꿇어야죠”

입력
2019.05.2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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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축구의 ‘뜨거운 여름’ 맞이하는 여름 인터뷰

광주FC 미드필더 여름이 지난 20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이랜드와 K리그2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선두 광주FC 부주장 여름(30)이 경기장에서 무릎 꿇은 모습이 화제가 됐다. 지난 5일 전남과 10라운드 홈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 아래쪽 바닥에서 무릎을 꿇은 채 끝까지 사인 요청을 받아 준 여름의 성의에 감동받은 팬이 구단 SNS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다.

그러나 광주의 오랜 팬들은 이 장면을 두고 “여름이 팬들에게 쏟은 애정의 빙산의 일각”이라며 웃는다. 26일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산과 광주의 K리그2 13라운드 경기 때 만난 광주 서포터 이정형(38)씨는 “여름은 입단 때부터 지금까지 팬들의 요청을 거절하거나 거만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라면서 “경기를 마친 뒤 버스에 기다리는 팬들에게 꼭 인사를 건네고, 상주 상무에 입대했을 때도 원정 응원 간 광주 팬들과 따로 만나 (당시 강등을 겪은)광주 걱정을 함께 나눈 선수”라고 했다.

광주FC 미드필더 여름이 지난 4일 전남과 K리그2 경기를 마친 뒤 경기장 트랙에 무릎꿇고 앉아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광주FC 제공

광주에서 나고 자란 여름은 2013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상주 상무에 입대했던 2017~18년 만 빼면 모든 프로생활을 광주에서 해 온 프랜차이즈 스타로, 경기장 안팎에서 모범을 보이며 광주를 든든히 지켜 온 선수로 꼽힌다. 여름의 어머니 백형숙씨는 그를 “딸 같은 아들”이라며 “(경제적으로)힘들 게 뻔한 데도 용돈 한 번 달라고 먼저 얘기한 적 없다”고 했다. 백씨는 “그런 자세로 축구를 하고, 팬을 대할 것이다”라며 대견해 했다.

이번 시즌 광주는 여름의 든든한 활약 속에 K리그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 무패(7승 6무) 행진을 달리고 있다. 창단 이래 최고 용병으로 평가 받는 펠리페(27ㆍ브라질)가 9경기에 출전해 10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띄웠는데, 그가 부상 등을 이유로 결장한 4경기에서도 광주는 지지 않았다. 그 과정에선 화려하진 않지만 성실히 역할을 해 온 여름의 3경기 3득점이 큰 힘이 됐다.

무승부(0-0)로 끝난 아산전을 마친 뒤 만난 여름은 “팬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인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담길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면서 “팬들 앞이라면 앞으로도 언제든, 얼마든 무릎 꿇고 사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실 광주의 관중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최선을 다해 뛰고 팬들에게도 최선을 다하면 언젠간 많은 관중이 와주실 거라 믿는다”며 “꼭 승격을 해 내년에 많은 관중들과 창단 10주년을 맞고 싶다”고 했다.

광주FC 미드필더 여름이 지난 26일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경기를 마친 뒤 손하트를 그리고 있다. 아산=김형준 기자

여름은 광주의 이번 시즌 무패 행진 비결을 ‘원 팀(One team)’으로 꼽았다. 뛰지 못하는 선수들도 함께 모여 출전 선수들을 응원한단다. 그는 “사실 선수라면 뛰지 못할 때 아쉬움도 크고 질투도 생기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며 “곧 펠리페 등 부상 선수들도 완치한 만큼 광주 축구의 여름은 더 뜨거워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그는 “광주에서 은퇴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지만, 서포터들은 “더 좋은 팀에 가더라도 아낌없이 응원하겠다”며 여름을 지지했다.

아산=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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