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소재화학 등 신성장 사업 비중을 2025년까지 자산 기준 60%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는 20배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정유ㆍ석유화학 대표 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먹거리를 찾아 적극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성장전략 발표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김 총괄사장은 ‘행복한 미래를 위한 독한 혁신’이란 제목의 성장전략을 발표하며 “지난 2년간 여러 사업에서 새로운 투자와 진전이 있었지만 최근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어 이 정도 진전으로는 행복한 성장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혹독한 경영환경과 새로운 도전이 전 구성원들의 ‘독한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독한 혁신의 최종 목표는 모든 사업이 아프리카 초원에 안착해 생태계가 행복하게 공존할 오아시스를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리막 사업은 중국과 폴란드 외에도 생산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25억㎡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춰 세계시장 점유율 1위(3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소재사업은 접히는 디스플레이용 필름인 ‘FCW’를 스마트폰 외에 텔레비전, 자동차용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사업의 포장재 분야에서 기존 미국 다우케미칼로부터 인수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라인 외에 추가 인수를 검토 중이다. 자동차 내외장재 사업은 기술 개발에 집중해 전기차 확산과 경량화를 주도할 계획이다. 포장재ㆍ자동차 내외장재 분야의 고부가가치 제품군 비중을 현재 4%에서 19%까지 늘릴 예정이다.
석유사업에선 성장률이 높은 베트남, 미얀마,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고정 거래처를 확대할 방침이다. 석유개발사업(E&P)도 중국ㆍ베트남 중심의 아시아와 미국 등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기존 지분투자 방식에서 직접 탐사ㆍ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윤활유사업은 렙솔, 페르타미나, JXTG 등과 맺어온 파트너십을 다른 주요 업체로 넓힐 예정이다.
한편 김 사장은 LG화학과의 소송전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구성원과 고객사의 큰 동요가 없는 것으로 본다”면서 “배터리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초기 시점으로 중국, 유럽 등 글로벌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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