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ㆍ키움뱅크, 인터넷은행 모두 탈락할 수 밖에 없었던 세 가지 이유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토스ㆍ키움뱅크, 인터넷은행 모두 탈락할 수 밖에 없었던 세 가지 이유

입력
2019.05.28 04:40
0 0
서울 강남 토스(왼쪽)와 여의도 키움증권 사옥의 모습. 뉴스1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던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뜻밖에 동반 탈락하면서 낙마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선 두 컨소시엄이 △각자의 결정적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점 △후발주자로서 높아진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한 점 △이전보다 강화된 심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점 때문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극복하지 못한 약점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최대 2곳에 인가를 내주겠다며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을 추진할 당시 내세운 명분은 ‘금융산업 혁신 선도’와 ‘은행업 경쟁력 제고’였다. 은행업을 수행할 만한 자본력은 인가 신청의 기본 조건이었지만 정책 홍보에 있어선 부차적인 자리로 밀렸던 게 사실이다.

공교롭게 인가 경쟁은 자본력은 충분하나 혁신성은 미흡한 키움뱅크와, 정반대 여건을 지닌 토스뱅크의 2파전 구도로 짜였다. 토스뱅크의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 2년 연속 포함된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등 인터넷은행 확대 정책의 제1원칙 ‘혁신’에 적격 후보였지만 은행 경영의 기본은 갖추지 못했다. 반면 키움뱅크는 증권, 은행, 정보통신(IT) 등 다양한 분야의 정상급 기업을 파트너로 끌어들여 안정성을 확보했지만 “증권업에 은행만 추가하는 격”이라는 평가가 공공연할 만큼 혁신성에선 신뢰를 주지 못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토스뱅크가 탈락하는 마당에 ‘혁신’이 빠진 키움뱅크에 인가를 주는 건 당국 입장에선 부담이었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측 모두 치명적 약점을 하나씩 갖고 있어 당국이 어느 한 곳만 인가를 내주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부담을 무릅쓰고 둘 다 허가해주기보다는 안전한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외부평가위원회를 상대로 사업계획을 설명할 때 고객을 어떻게 모으고 서비스를 운영할 건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들었다”며 “키움뱅크 측이 ‘우리는 되겠지’라는 생각에 안이했던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토스뱅크에 대해선 “신한금융이 컨소시엄에서 이탈하면서 자금조달에 무리가 생긴 것이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은 것 같다”며 “혁신성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소비자 돈이 날아갈 수 있는 은행을 허가할 순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현황/김경진기자

 ◇후발주자에 높아진 눈높이 

당국이 국내 첫 인터넷은행 사업자를 선정했던 2015년과 달리 이번에는 ‘금융환경 프리미엄’도 전혀 없었다. 1992년 평화은행 인가 이후 23년 만인 2015년 11월 은행 설립 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모든 거래를 비대면으로 하는 ‘쉽고 빠른 은행’을 내세웠다. 스마트폰 대중화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한 시중은행의 금융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뒤처지다 보니 모바일ㆍ비대면 채널로 영업하는 것 자체가 혁신으로 받아들여지는 ‘선발 주자 프리미엄’ 효과가 있었다.

실제로 2017년 4월 영업을 개시한 케이뱅크는 스마트폰으로 신분증을 촬영해 올린 고객에게 계좌를 만들어 주고 온라인으로 심사를 거친 고객에 대출해주면서 주목받았다.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앞세운 카카오뱅크는 같은 해 7월 영업 개시 나흘만에 100만 고객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지금은 시중은행도 대부분 비대면 채널을 통한 예적금 개설이나 대출이 가능해지는 등 인터넷은행의 영업방식과 격차가 거의 사라지면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혁신을 증명하기가 녹록지 않았으리란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년간 인터넷은행을 경험한 고객의 기대수준이 훨씬 높아졌다”며 “당국도 기존 금융을 단순화 간편화하기 보다 ‘혁신’에 초점을 두면서 혁신의 체감도나 기준이 이전 보다는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보다 강화된 심사기준 

1기 인터넷은행들이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거나 기대보다 역할이 미흡하다 보니 심사가 한층 더 깐깐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국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출범으로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에 낀 중신용자를 겨냥한 중금리 대출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케이뱅크는 자본 확충(증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며 수 차례 상품 판매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고,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과 겹치는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에 주력하고 있다.

또 케이뱅크의 대주주 KT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카카오는 인터넷은행에 한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지분보유 한도를 대폭 완화한 특례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 탓에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의 문제점이나 어려움을 지켜본 당국이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라이브 이슈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