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폭 행보에 국정원 정치적 중립 의심도
양정철 “지인 모임, 민감한 대화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더불어민주당 정책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수장이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국정원장과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 원장은 지난 16일에는 문희상 국회의장과도 독대해 ‘정권 실세’의 위상을 보여준 적이 있다.
27일 더팩트 보도에 따르면 양 원장과 서 원장은 지난 21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정식집에서 만났다. 이날 오후 6시20분쯤 만난 두 사람은 10시45분까지 4시간 이상 만났다. 두 사람은 식당 입구에 나와서도 한동안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서 원장은 양 원장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격려하기도 했다고 더팩트는 보도했다.
이날은 민주연구원 주최로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사회적 경제, 문재인 정부 2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가 열린 날이었지만, 양 원장은 불참했다. 양 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민주연구원 공식행사였던 만큼, 당시 양 원장이 참석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행사에 불참한 양 원장은 오후 5시30분쯤 국회를 떠났고, 한정식집에 가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양 원장과 서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인연을 맺었다. 서 원장은 18대 대선부터 문 대통령을 도왔고, 19대 대선 캠프에선 국방안보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양 원장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당일 만찬은 독대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함께 했다. 서 원장께 모처럼 문자로 귀국인사를 드렸고, 서 원장이 원래 잡혀 있었고 저도 잘 아는 일행과의 모임에 같이 하자고 해 잡힌 약속이다”고 밝혔다. 양 원장은 “사적인 지인 모임이어서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밝히면서, ‘적절한 만남이라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건 각자 판단하는 거죠”라고 답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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