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2003년 인터뷰 발언 자신 페이스북에 올리며 상기
“모든 것은 국민의 힘으로 해결” 야당의 개혁 무산에 적극 대응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26일 참여정부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 내정자의 발언을 상기시켜 “결국은, 모든 것은 국민의 힘으로 해결된다”며 권력기관 개혁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이 6월 말로 끝나는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활동시한 연장 불가를 사실상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등 사법제도 개혁 무산에 노골적으로 나섰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조 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03년 1월 문재인 민정수석 내정자의 일문일답을 다시 읽는다”며 “특히, 제도개혁에는 검찰, 경찰, 국정원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당시나 지금이나 개혁의지의 확고함은 동일하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의 지지가 더 높고, 당정청의 협력과 단결은 훨씬 튼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선 2월 열린 ‘국정원 검찰 경찰 개혁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국민의 힘으로, 국민의 눈높이까지 쉼 없이 개혁을 해나가야 한다. 모두 함께 지치지 말고 추진해 갑시다”라고 한 말도 인용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모든 것은 국민의 힘으로 해결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조 수석의 이 같은 언급을 한국당이 사개특위ㆍ정개특위 활동 종료를 주장하는 데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한다. 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언건 지정)에 오른 권력기관 개혁 법안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며 사개특위 활동 시한 연장 불가 목소리만 내세우는 것은 결국 사법개혁을 좌초시키겠다는 노림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 수석이 민정수석 내정자 시절 문 대통령 인터뷰를 언급하며 국민의 힘을 거듭 강조한 것 또한 야당의 향한 일종의 정치적 경고로 보는 시선도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앞으로도 정치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노 당선자가 펼치고자 하는 새정치, 여러 가지 개혁에 있어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부족한 부분이나마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이 의도적으로 개혁을 좌초시킬 경우 국민의 힘으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뜻 아니겠냐”며 “문 대통령도 정치 얘기만 나오면 손사래를 쳤지만, 결국 ‘운명’을 거부할 수 없었듯 조 수석도 문 대통령의 길을 뒤따를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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