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이닝 10안타에도 2실점 위기 넘기고… 동점 상황 담장 때리는 2루타
현지 시간으로 오후 7시 15분에 열릴 예정이던 경기는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개시가 2시간 가량 지연됐다. 경시 시간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는 선발투수에겐 예민한 상황. 그러나 류현진(32ㆍLA 다저스)은 오히려 데뷔 처음으로 결승타와 승리투수를 동시에 거머쥐는 진기록을 작성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맞았지만 2점으로 막고 7-2로 이겨 시즌 7승(1패)째를 올렸다. 류현진이 5월에 7승에 도달한 건 2013년 데뷔 후 처음이다. 통산 피츠버그전 6전 6승의 ‘천적’ 면모를 확인한 류현진은 다시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평균자책점이 1.65로 오르긴 했지만 전체 유일의 1점대를 유지하면서 굳건한 1위 자리를 지켰다. 5월에만 4승에 평균자책점 0.71을 기록하며 ‘이달의 투수상’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류현진은 2회 2점을 줘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전 2회부터 이어오던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은 '32'에서 멈춰 박찬호의 기록(33이닝)을 넘지는 못했다. 1-0으로 앞선 2회 선두타자 조시 벨에게 중월 2루타를 내준 류현진은 5번 타자 멜키 카브레라를 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이를 잡은 포수 러셀 마틴이 3루에 악송구했고, 그 사이 벨이 홈을 밟았다. 무실점 행진 중단과 함께, 실책에 앞서 야수선택으로 인정돼 류현진의 자책점으로도 기록된 아쉬운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이어진 1사 1ㆍ3루에서 콜 터커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2점째를 줬다.
하지만 2실점만도 천만 다행이었다. 4회말 무사 2ㆍ3루, 5회말 무사 1ㆍ2루, 6회말 무사 1루를 모두 극적으로 넘겼다. 특히 5회엔 앞선 두 타석에서 안타 2개를 허용한 리그 최고의 타자 벨을 3볼-1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상황에서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최대 위기를 넘겼다. 6회엔 우익수 코디 벨린저의 슈퍼캐치가 류현진을 도왔다.
이날은 ‘타자 류현진’이 더 화제가 됐다. 그는 2-2로 맞선 4회초 2사 1루에서 피츠버그 우완 선발투수 머스그로브의 145㎞ 짜리 높은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중간 담장 최상단을 맞히는 홈런성 2루타로 타점을 올렸다. 비거리는 384피트(약 117m)로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가운데 13개 구장에선 홈런이 되는 대형 타구였다. 시즌 1호이자 통산 8호 2루타다. 류현진은 경기 후 “잘 맞긴 했는데 각도가 높지 않아서 (홈런이 될지) 긴가민가했다”고 말했다. 다저스 소식지인 ‘다저 블루’는 “류현진의 연속 무실점 기록은 32이닝을 끝으로 마감됐다. 하지만 그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다저스의 7-2 승리를 도왔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이날 투구에 대해선 “(경기 지연으로) 준비 과정에서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안타를 맞아도 볼넷을 주지 않아 실점을 많이 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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