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맛없다’고 할 때 ‘맛없다’는 [마덥따]로 발음한다. ‘맛없다’는 ‘맛’과 ‘없다’의 합성어인데, 뒤에 오는 ‘없다’가 실질 형태소이기 때문에 ‘맛’과 ‘없다’를 끊어서 발음해야 된다. 이렇게 ‘맛’을 끊어서 절음시켜 발음하면 ‘맛’의 받침 ‘ㅅ’이 대표음 [ㄷ]으로 바뀌어 ‘맛없다’가 [마덥따]로 발음되는 것이다. ‘겉옷’의 경우도 ‘겉’의 ‘ㅌ’ 받침이 대표음 [ㄷ]으로 바뀌어 [거돋]으로 발음된다.
그런데 ‘부엌에’와 ‘꽃을’과 같은 말들은 절음시키지 않고 그대로 받침을 연음시켜 [부어케], [꼬츨]이라고 발음하는데, 그 이유는 ‘부엌’과 ‘꽃’의 뒤에 오는 ‘에’와 ‘을’이 형식 형태소인 조사이기 때문이다. 흔히 ‘부엌에’와 ‘꽃을’을 [부어게]와 [꼬슬]이라고 잘못 발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받침을 그대로 연음시켜 발음해야 한다.
그렇다면 ‘맛있다’는 어떻게 발음하는 것이 맞을까? ‘맛있다’는 ‘맛없다’의 경우처럼 ‘있다’가 실질 형태소이기 때문에 ‘맛’과 ‘있다’를 끊어서 절음시켜 [마딛따]로 발음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맛있다’의 경우에는 [마딛따]와 [마싣따]를 모두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는 원래 [마딛따]가 표준 발음이지만 실제 언중들이 [마싣따]로 많이 발음하기 때문에 현실 발음을 인정한 것이다.
언중들이 대부분 ‘맛있다’를 [마싣따]로 발음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맛이 있다’가 [마시 읻따]로 발음되는데, 이것을 줄여서 [마싣따]로 발음하게 되었다는 견해와 ‘맛있다’가 ‘맛’과 ‘있다’의 합성어이지만 언중들이 이를 합성어가 아닌, 경계가 없는 단일어로 인식해 절음시키지 않고 연음시켜 [마싣따]로 발음하게 되었다는 견해 등이 있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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