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 트럼프 방일 앞두고 “日 볼모로 만들어 中 견제” 비난
중국 베이징의 화웨이 매장 밖에서 한 여성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미국을 향해 연일 서슬 퍼런 날을 세우던 중국이 이번에는 일본을 걸고 넘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일(25~28일)을 앞두고 양국의 밀착을 지켜보는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동시에 요란한 선전 구호로 중국인의 단합을 촉구하며 대미 결전 의지를 과시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목적은 일본을 중국 견제를 위한 볼모로 만들려는 것”이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제대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면서 일본에는 아무런 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며 일본의 국민 정서를 자극했다.

반대로 중일 관계에 대해선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정상궤도에 복귀했다”면서 한껏 치켜세웠다. 특히 전날 일본 파나소닉이 중국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했다는 외신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재차 반박했다. 지난해 두 회사의 거래 규모가 36억달러(약 4조3,000억원)에 달했던 만큼, 거래 중단은 “파나소닉이 제 손목을 자르는” 자충수라는 것이다. 실제 파나소닉 중국 법인은 해당 보도를 즉각 반박하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화웨이를 궁지로 몰아가는 서방 국가의 파상공세에 묻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무역 전쟁은 오히려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할 기회”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일방주의가 세계경제를 뒤흔든 불안요인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어 한국까지 거론하며 “한중일 3국 간 자유무역지대와 통화교류를 촉진해 역내 협력수준을 높여나가자”고 제안했다. 미국에 맞서 우군 확보가 절실한 터라 중국이 동북아시아 안정의 선봉에 서겠다고 자임한 셈이다.

미국을 향한 반격의 고삐도 늦추지 않았다. 인민일보는 “제로섬 게임은 반드시 실패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 브루킹스연구소 보고서를 인용, 1984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행정부가 일본 자동차업계를 제재했지만 오히려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가 6만개 줄었고 실업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조롱했다. 잊을 만하면 미국이 제재 카드를 꺼내지만 제 발등을 찍는데 불과하다는 것이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최근 학생교환방문프로그램(SEVP)의 비자 발급비용을 200달러에서 350달러로 대폭 올린 것과 관련, “미국 유학생의 33%가 중국인”이라며 “이건 중국을 겨냥한 또 다른 관세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중국의 각종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화웨이의 저력과 기술력을 부각하면서 미국에 맞선 독립투사인 양 띄우는 응원의 글이 줄을 이었다. 중국 공산당은 “5년 이상 해외에 거주하거나 6개월 이상 당 기관과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 당원권을 정지한다”는 규정을 새로 공개했다. 민심 수습 차원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역 전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괴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미 운송업체 페덱스(FedEx)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화물을 죄다 압수하고 낱낱이 검사한다’는 자사 관련 우려가 확산되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