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서울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앞에 설치한 시민분향소가 24일 철수됐다.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한 투쟁의 끝은 아니다. 이들은 “진상 규명과 함께 살인기업이 처벌되고, 제대로 된 배ㆍ보상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옥시레킷벤키저 앞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 사망자 추모 시민분향소 철수 추모예배 및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일 분향소를 설치한 이후 22일 만의 철수다. 가습기넷은 “피해단계 구분 철폐와 3ㆍ4단계 피해자에 대한 구제급여 지원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라”며 403번째 사망자인 조덕진(49)씨 등의 영정이 놓인 분향소를 만들었다. 조씨는 지난달 25일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인정받지 못한 채 사망했다. 분향소 설치 때 1,403명이었던 정부 신고 가습기살균제 사망자 수는 이날 기준 1,405명으로 2명이 늘었다.
가습기넷은 “앞으로 더 끈질기게 투쟁하겠다”며 기업 환경부 청와대에 각각의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기업에는 피해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상 등을, 환경부에는 판정기준 철폐와 구제 체계 통합 등을 촉구했다. 청와대에는 대통령과의 만남 및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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