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최고 몸값을 갈아치운 김종규(28ㆍ208㎝)가 원주 DB와 보수 총액 12억7,900만원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김종규는 24일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DB와 계약을 마친 뒤 “영입의향서가 들어올지 고민이 컸는데, 결정이 났을 땐 나도 놀랐다”며 “(연봉에 대한)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지만 그걸 자신감이나 자부심으로 바꿔 생각한다면 압박감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3~14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고 지난 시즌까지 6시즌 동안 LG에서 활약한 김종규는 원 소속 팀 LG로부터 보수 총액 12억원을 제시 받았지만 재계약을 하지 않고 FA 시장으로 나왔다.
이 때 LG는 김종규에게 타 구단과의 사전 접촉 의혹을 제시했고 KBL 재정위원회 조사 결과, 증거 불충분으로 FA 자격을 인정 받았다. 타 구단 영입의향서를 기다리던 김종규는 연봉 10억2,320만원, 인센티브 2억5,580만원 등 총액 12억7,900만원을 제시한 DB의 부름을 받고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연봉 12억 시대를 열었다.
이날 DB의 ‘15번’ 유니폼을 입고서야 활짝 웃은 김종규는 “이 자리에 오기 전 긴장했는데, 유니폼을 입고나니 기분이 굉장히 좋다”며 “DB가 명문구단의 업적을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단 샐러리캡(25억원) 대비 50% 비율을 최초로 넘어선 선수가 된 것과 관련해 “35점 18리바운드 5블록슛 정도 하고, 우승까지 해야 12억7,900만원의 가치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내가 그 정도로 할 수는 없다. DB에 잘 녹아 들어 우승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DB는 국가대표 센터 김종규가 가세하면서 지난 2년간 들었던 ‘꼴찌 후보’ 타이틀을 떼고 ‘우승 후보’로 단숨에 올라섰다. 또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빅맨이었던 김주성이 DB 코치로 다음 시즌부터 합류하는 것도 호재다. 김주성을 롤모델로 삼았던 김종규는 “띠동갑이라 스무살에 처음 봤을 때부터 형보다는 코치님 같아 선수와 코치로 만나는 게 이질감이 없다”며 “잘 배워서 ‘종규야,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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