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2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간 갈등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서로의 정신 상태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등 원색적인 비난전을 벌였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울화통을 냈다며 “나라를 위해 그의 가족, 참모, 행정부가 그에게 ‘간섭(intervention)’하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또 “아마도 그는 휴직을 하고 싶어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도 국정수행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몇 시간 뒤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펠로시 의장을 “미친 낸시” “엉망”이라고 불렀다. 또 펠로시 의장이 기자회견 도중 손을 흔들던 모습을 언급하며 “문제가 좀 있는 사람 같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펠로시 의장이 퍼부은 비난에 대해 “매우 고약한 유형의 발언”이라며 본인이 “매우 안정적인 천재”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이 이 같은 비난전을 펼친 건 전날 있었던 사회간접자본 관련 회의에서 비롯됐다. 애초 이 자리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 사이에 인프라 투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장에 들어간 지 3분 만에 문을 박차고 나와 백악관으로 이동해 예정에도 없던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보고서가 나온 뒤에도 허위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민주당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나는 슈머 대표와 펠로시 의장에게 인프라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는 할 순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방해를 하고, 은폐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맞불을 놨다. 또 기자회견 장소에 '담합은 없다' '방해는 없다'라는 표어가 미리 부착된 것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이 면담을 깨려고 의도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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