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임기 중 30여 차례 대책… 치솟는 아파트 가격은 못 잡아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인 23일 노 전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였던 장철영 씨가 청와대 재임과 퇴임 시 찍었던 대통령의 일상생활을 비롯한 미공개 사진 40여 점을 공개했다. 사진은 2007년 5.18 기념식을 마친 다음 날 무등산 등산도중 휴식을 취하며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부동산 문제 말고는 꿀릴 것이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을 1년여 앞둔 2006년 12월 부산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반대 진영이 주장하던 ‘참여정부 실패론’에 정면으로 반박하면서도, “현 정부의 시행착오를 굳이 인정한다면 부동산 문제”라며 스스로 패착을 인정한 분야가 부동산이었다.

실제 참여정부는 임기 내내 부동산 이슈에 끌려 다녔다. 노 전 대통령 집권 전후로 국내 부동산 시장은 심하게 요동쳤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크고 작은 부동산대책을 30여 차례나 쏟아냈지만 서울 아파트 값은 57%나 치솟았다.

노 전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폭등을 ‘서민생활의 가장 큰 적’이라고 규정하고, 그만큼 부동산 정책을 만드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당시 참여정부는 부동산 과세 형평과 시장 투명화를 위해 금융실명제에 버금가는 사건으로 평가 받는 실거래가 신고ㆍ등기부 기재 의무화를 단행했다. 2006년엔 토지소유 현황을 공개했다. 그 결과 상위 1%가 개인소유 토지 57%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도입한 것도 노무현 정부 때다. 아파트의 재건축을 통해 얻는 천문학적 이득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통해 환수하려고도 했다.

그럼에도 부동산 가격은 쉽게 잡히진 않았다. 부동산 정책 실패는 정권에 치명타를 입혔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신년연설에서 “부동산, 죄송합니다. 너무 미안합니다. 올라서 미안하고,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한번에 잡지 못해서 미안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참여정부를 괴롭혔던 부동산 문제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활용한 △분양권 전매 제한 △투기과열지구 확대 △보유세 강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은 모두 참여정부의 산물이다. 그럼에도 집권 2년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2억원이나 올라 8억원을 넘겼다.

현재 거래 절벽이 이어 지고 있지만 시장 과열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고성수 건국대 교수는 “서울은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며 “다만 투기세력 척결을 위한 정책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에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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