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결과 맛은 반비례?
백종원의 미스터리 키친(SBS 오후 6.30)
포항에서 가져온 귀한 문어를 손질하는 모습이 영 서툴다. 싱크대는 밀가루로 범벅돼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손에 묻은 물기를 엉덩이에 툭툭 닦아내는 그의 요리는 청결과 ‘담’을 쌓았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외식사업가 백종원은 “20점도 안 줘유”라며 혀를 찬다. 그와 180도 다른 사람이 다른 주방에 있다. 그는 집에서 쓰는 칼을 가져왔다. 채소를 얇게 채 써는 모습이 칼을 한두 번 잡아본 솜씨가 아니다. 그의 싱크대엔 음식 찌꺼기를 찾을 수 없다. 요리 과정이 청결해야 음식도 맛이 나는 법이라고? 틀렸다. 주방을 어지럽히며 어설프게 요리한 이의 음식에 평가단은 더 많은 점수를 줬다. 음식을 만든 이들은 누굴까. 얼굴은 물론 직업, 경력을 공개하지 않은 채 오직 음식의 맛으로만 요리 실력을 평가하고 요리사의 정체를 찾는다.
가고 싶은 소풍길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KBS1 오후 7.10)
무려 700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느티나무는 광진구에 있다. 조선 시대 말을 관리하는 관청의 정자 인근에서 자라 둘레 7m의 거목이 됐다. 광진구는 도심의 ‘허파’다. 아차산 생태 공원엔 솔 숲이 ‘푸른 공기’를 뿜어낸다. 산길에 난 논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모내기를 하는 아이들로 북적인다. 배우 김영철은 이 쉼터에서 솔 향기를 맡으며 벤치에 누워 잠시 눈을 붙인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그는 어린이대공원으로 향한다. 부리부리한 눈으로 사극에서 세상을 호령했던 배우는 놀이 기구엔 유독 겁을 낸다. 놀이 기구로 놀란 가슴을 가리 앉힌 뒤 나무 아래서 먹는 점심은 꿀맛. 아내가 싸줬다는 콩나물 고추장 김밥을 들고 광진구를 도는 김영철의 발걸음은 학창시절 소풍 길처럼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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