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에서 발생한 50대 부동산 업자 납치ㆍ살인 사건 용의자 조모(60)씨가 광주지역의 폭력조직인 국제PJ파의 부두목으로 확인되면서 이 조직과 조씨의 과거 처벌 전력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호남 최대 폭력조직인 국제PJ파는 1987년 광주지역을 주 활동 무대로 결성됐다. 1970년대 중후반 활동했던 광주ㆍ전남 3대 폭력 조직인 ‘범서방파’, ‘양은이파’, ‘OB파’가 전국 폭력조직으로 세력를 키우자 그 빈 자리를 기반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도 수사기관의 관리대상에 이름을 올린 조직원만 70여명에 달할 정도로 광주 폭력 조직 중 규모 가장 크다. 특히 국제PJ파는 1995년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에 등장하는 검사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992년 광주지검 검사 시절 이 조직의 두목 여모(65)씨를 구속 기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여씨는 지난해 “드라마 ‘모래시계’ 속 조폭 두목의 실제 모델로 잘못 알려졌다”고 주장하며 무죄를 가려달라고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국제PJ파는 지역을 바탕으로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방법으로 몸집을 키웠지만 현재 광주에선 거의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지역경제 여건상 이권 개입을 할만한 여지가 많지 않은 탓이다. 국제PJ파가 서울 강남 등 수도권 지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경기 불황 등으로 돈벌이가 마땅치 않은 ‘배고픈 조폭’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도 부인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당이 위치한 서울 강남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조씨는 지난해 11월쯤 지인에게 “전직 유명 축구 선수의 인척과 줄기세포 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서울의 한 호텔에 병원 유치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가 조직의 부두목으로 알려져 있지만 조직 내 후배들로부터 그 위상을 인정 받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조씨가 상대의 약점을 잡고 납치 감금을 하는 등 비열한 짓을 많이 해 후배들로부터 대접도 못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조씨는 2006년 11월 조직원들을 동원해 광주의 K호텔 사우나에서 지역 건설사 대표인 A(당시 52세)씨를 전기충격기로 제압해 납치한 뒤 5시간30분 동안 차에 태워 끌고 다니며 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실형을 살았다. 당시 조씨는 과거 자신이 A씨에게 그림을 강매한 혐의 등으로 복역한 데 대해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또 2013년 3월에도 범서방파 조직폭력배 B씨를 납치해 2억원을 뜯은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의해 구속돼 역시 실형을 살았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