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료 챙기기 위한 민사소송이 수사 의뢰 단초
소비자주권 “롯데 경영권 분쟁 부당 개입 의혹”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가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의 알선수재 의혹 등을 제기하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민 전 행장은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편에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개입했던 인물이다.
소비자주권은 “민 전 행장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3조(알선수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7조(알선수재), 변호사법 제111조(벌칙) 위반 소지가 있다”며 23일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서를 제출했다.
소비자주권에 따르면 민 전 행장은 2015년 신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을 당시 신 전 부회장과 ‘프로젝트L’이란 자문계약을 맺어 22개월간 자문료 182억원을 받기로 했다. 현재 민 전 행장은 신 전 부회장으로부터 약속한 자문료 중 일부를 받지 못했다며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은 민 전 행장의 민사소송 증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L에 △롯데그룹 비리정보 유포 △롯데월드타워면세점 특허 재취득 무산 △호텔롯데 상장 방해 △지주회사 설립 전 증여지분 매각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했다.
프로젝트L 수행 당시 민 전 행장은 민간인 신분이라 면세점 특허 취득이나 회사 상장 등에 아무런 권한을 갖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마치 공무원이나 정부기관, 정부금융기관의 직무와 관련된 일을 잘 처리해줄 수 있는 것처럼 계약을 맺고 자문료를 받았다는 게 소비자주권의 주장이다.
소비자주권은 “더욱 모범이 돼야 할 국책은행장 출신 금융인으로서 민 전 행장의 이런 행위는 시장경제적폐, 금융적폐 청산 차원에서 엄정히 수사해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