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이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5% 줄어들었다. 4분기 연속 가파르던 감소세가 멈춰선데다 상위 20% 가구의 소득도 줄어들면서 소득 격차가 4년만에 개선됐다. 연합뉴스

소득 양극화가 4년 만에 처음으로 개선됐다. 23일 통계청이 내놓은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1~3월)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이 1년 전에 비해 2.5%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8.0%, 2분기 -7.6%, 3분기 -7.0%, 4분기 -17.7% 등 가파르던 감소세에 비하면 크게 둔화한 것이다. 중간 계층인 2~4분위 소득이 모두 증가한 것도 긍정적이다. 여기에 상위 20%인 5분위 가구 소득이 2015년 4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감소(-2.2%)해 소득격차가 다소 완화했다.

하위 20% 가구의 소득 하락세 둔화는 노인 일자리 확대, 기초연금 인상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개입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위 20% 가구의 소득 감소는 경기 둔화로 대기업 실적이 나빠지면서 상여금 지급이 줄어든 여파로 풀이된다. 상ㆍ하위 가구의 소득격차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의미 있는 개선으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1분위 저소득층 가구의 근로소득은 1년 전에 비해 14.5%나 줄어 저임금 일자리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 준다.

하위 20%는 노인 가구가 많고 대부분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는 게 특징이다. 소득 2분위에 있던 영세 자영업자가 문을 닫으면서 무직 가구로 전락해 1분위에 포함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나마 정부가 공적연금과 같은 이전소득을 통해 지원하지 않았다면 1분위 가구의 소득은 더 나빠졌을 것이다. 결국 저소득층 일자리 만들기가 분배 악화를 막는 최선의 해법인 셈이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갈수록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교역 위축, 반도체 업황 부진, 생산인구 감소 등 구조적 요인에다 정치권의 극한 대립에 따른 민생 법안 처리 지연 등이 겹쳐진 탓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저소득층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번에 다소 개선된 소득격차가 언제 다시 벌어질지 모른다. 경제 한파에 대비한 빈곤층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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