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안건 채택 불발… 3개월여 공석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하 연구원) 원장 직의 공석 기간이 3개월여로 길어질 전망이다. 통일연구원을 소관하는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하 경사연)의 23일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채택되지 않으면서다. 경사연은 다음 달 13일 안건을 논의하는 쪽으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경사연은 당초 이날 열린 이사회에 ‘통일연구원 원장 선임안’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성원 부족 등을 이유로 안건 채택을 하지 않았다. 규정상 이사회 재적 인원 과반이 참석하고, 재적 인원 과반이 동의해야 원장 선임이 가능한데, 의사 결정을 하기엔 참석자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사회는 총 17명으로 구성됐으나 이날 참석자는 10명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사연 관계자는 “참석률이 낮아도 회의 개최는 가능하지만, 과반 동의를 받는데 어려움이 있어 (원장 선임) 논의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13일쯤 다시 이사회를 여는 쪽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선 2020년 예산요구안이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원장 자리가 3개월 넘게 공석으로 남게 됐다. 앞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3월 8일 원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현재 연구원은 전병곤 부원장 직무대행체제로 운영 중이다.
원장 후보로는 현재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임강택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이상 가나다순)이 올라 있다. 원장 임기는 3년이고, 경영성과와 연구실적 등에 대해 매년 경사연의 평가를 받는다.
한편 아산정책연구원(이하 아산연)은 신임 이사장으로 한승주 전 외무장관을 선임했다고 이날 밝혔다. 고려대 명예교수인 한 이사장은 1993~1994년 외무부 장관, 2003~2005년 주미대사를 지냈으며, 아산연 설립 당시 초대 이사장 겸 원장을 맡았다.
이번 인사는 연구비 횡령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함재봉 전 이사장 겸 원장이 17일 사임한 데 따른 것이다. 아산연 관계자는 “원장직은 현재 공석이며, 최강 부원장 겸 수석연구위원 직무대행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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