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인권존중 정신, 북한에도 전해지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입장했다. 두 사람은 참석자들에게 꼭 잡은 손을 높게 들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삶을 여러분과 추모하게 돼 큰 영광이다. 노무현 재단을 비롯해 추도식 준비해주신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로 추도사를 시작했다. 그는 봉하마을을 찾기 직전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저는 청와대에서 이곳으로 왔고 전 비서실장께 환대를 받았다”면서 “그 전 비서실장이 여러분의 현 대통령이다”이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곳에 오르기 전에 전 영부인님, 노건우님, 귀엽고 아름다운 손자손녀를 만나 뵙고 환담의 시간을 가졌고 환담의 자리에서 가족과 국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분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방문했다고 말씀 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환담 자리에서 최근 그렸던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을 그릴 때 인권에 헌신하신 대통령, 친절하고 따뜻하신 노 대통령님을 생각했다”면서 “그리고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신 분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분의 뜻이 한국을 넘어 북에도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미국은 모든 한국인이 평화롭게 거주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 기본권과 자유가 보장되는 통일 한국의 꿈을 지지한다”고도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생전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용기 있게 내는 지도자”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목소리를 내는 대상은 미국의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면서 “의견의 차이를 갖고 있었지만 한미 동맹의 가치보다 우선하는 차이는 아니었고, 저희 둘은 이 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노 대통령 임기 중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해준 중요한 동맹국이었고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서 대한민국의 기여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사의를 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사를 마무리하며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날 때 작은 비석만 세우라고 했지만 여러분이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것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노 대통령이 진심으로 사랑했던 소중한 마을, 여러분의 마음이 추도식으로 전달되고 있고 여러분과 함께 하게 돼 진심으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을 마쳤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김해=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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