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전문기관들이 잇따라 2% 전반으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모양새다.
금융연구원은 23일 ‘2019년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2019년 한국 경제 성장 전망치를 2.4%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2018년 11월 전망치(2.6%)보다 0.2%포인트 낮춘 것으로,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것과 동일한 수치다. 앞서 지난달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5%로 낮췄고 LG경제연구원도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 둔화세와 교역량 감소, 이에 따른 설비투자 부진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며, 이번 전망치 하향 조정은 세계 경기 조정에 따른 수출 및 내수 투자 부진, 1분기 경제지표 약화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청년실업이나 저출산 기조 등 구조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실질임금이 상승하고 가계 가처분소득을 늘려주는 정부정책이 소비 여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설비투자는 2017년 반도체 산업 위주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일단락됐고 세계 경제 둔화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 지연 가능성이 증폭되며 0.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투자도 주택 건물 착공이 감소 추세이고 주택경기도 둔화하는 가운데 2020년으로 예정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집행까지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전망을 인용, 세계 경제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개선되면 한국 경제의 여건도 나아질 것으로 봤다. 미국 등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중국의 경기 부양, 반도체 수요 증가, 추경예산 통과 등이 상승 요인으로 언급됐다. 기술적 분석으로도 한국 경기는 올해 2~3분기에 저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최근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 전개 과정으로 인한 불확실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정책 제언으로는 완화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견지해야 하며, 단기적인 성장 지원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혁신성장은 기업 투자와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수이므로 시장과 소통을 강화해 관련 규제를 점검하고 지자체 주도 하에 무역 투자 유치를 위한 기업환경을 적극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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