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코리아가 5세대를 맞이한 ‘뉴 제네레이션 RAV4’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 곧바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1994년, 초대 RAV4가 데뷔한 이래 우수한 상품성은 물론이고 꾸준한 발전을 이뤄낸 RAV4는 그 동안 도심형, 그리고 가족을 위한 다루기 좋은 SUV라는 존재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이번 뉴 제네레이션 RAV4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더욱 강인하고 과감한 디자인, 그리고 한층 발전된 파워트레인을 품은 5세대 RAV4는 어떤 가치를 선사할까?
더욱 대담해진 글로벌 SUV
이번 시승을 위해 준비된 차량은 RAV4의 국내 판매 사양 중 최고 사양이라 할 수 있는 ‘RAV4 하이브리드 AWD’다.
차량의 체격을 본다면 휠베이스는 약 30mm 정도 늘어났지만, 4,600mm의 전장과 1,855mm와 1,685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다. 하이브리드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무게가 1,720kg으로 제법 가벼운 편이라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개량, 그리고 TNGA 플랫폼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이목을 끄는 건 바로 디자인이다.
마치 FJ크루저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듯한 크로스 옥타곤 컨셉의 차체는 전면부터 강렬히 포효한다. 날카롭게 구성된 헤드라이트와 우악스러울 정도로 대담한 프론트 그릴, 그리고 터프한 감성을 강조한 바디킷이 이전의 RAV4와 새로운 RAV4가 ‘다른 혈통’임을 드러낸다.
실제 토요타 또한 새로운 RAV4가 기존의 편안하고 대중적인 RAV4에 강력함, 정교함, 그리고 세련됨을 더한 차량이라며 디자인을 설명한다. 이러한 디자인은 측면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는데 여느 RAV4보다 지상고를 높게 연출하는 디테일, 그리고 직선 중심의 실루엣이 남성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참고로 후면 디자인의 경우에는 날렵하게 다듬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기교를 덜어낸 디자인이 적용되어 탄탄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다만 직선 중심의 디자인이라 그런지 일부 요소가 조금 허전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다.
균형감, 그리고 활용성에 집중한 공간
도어를 열었을 때 드러나는 좌우대칭, 그리고 균형감이 우수한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프리미엄의 가치를 드러내긴 힘들어도 다양한 소재를 효과적으로 조합해 깔끔하고 설득력 있는 모습이다. 특히 센터페시아 하단에서 센터 터널로 이어지는 디테일은 그 만족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이나 센터페시아 상단의 디스플레이 패널 및 주변부 그리고 각종 컨트롤 패널의 디자인이 감각적이거나 미래적인 느낌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대중들에게 사랑 받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도어 트림이나 수납 공간의 하단 부분에는 ‘마찰력’을 확보하기 위한 별도의 마감이 더해져 그 만족감을 더욱 높였다.
게다가 계기판의 경우에는 중앙부에 7인치 디스플레이 패널을 더해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했고, 센터페시아 상단의 디스플레이 패널도 크기는 7인치로 다소 작은 편이지만 우수한 한글화와 내비게이션 및 각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더해 일상 속에서의 만족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다만 사운드 시스템 및 커넥티비티의 개선은 꾸준히 추구해야 할 방향일 것이다.
시승을 하며 새로운 RAV4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넓은 공간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전장이나 휠베이스 자체가 아주 긴 편은 아니지만 막상 1열과 2열 시트에 몸을 맡기면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누리게 된다. 설득력 있는 소재감을 갖춘 시트는 히팅 및 통풍 시트(1열)을 갖췄고, 시트의 형태나 크기에 있어서도 미국 시장을 고려한 덕에 탑승자의 체격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레그룸이나 헤드룸의 여유가 상당한 편이라 패밀리 SUV로 가치가 높았다.
특히 2열 공간의 여유는 상당한 편인데, 체격이 큰 탑승자가 앉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레그룸, 그리고 넉넉한 헤드룸이 마련되어 있어 그 만족감은 물론이고 장거리 주행 시에도 쾌적한 승차감이 고스란히 이어져 확실한 매력으로 드러났다.
한편 실내 공간과 같이 적재 공간에서도 우수한 매력을 과시한다. 하이브리드 그리고 AWD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적재 공간은 580L에 이르며 트렁크 플로어도 넉넉히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2열 시트의 폴딩 기능까지 더해졌으니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 및 레저 활동 속에서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이브리드 기술의 발전, E-Four
RAV4 하이브리드 AWD의 보닛 아래, 그리고 차체 아래에는 독특한 구동계가 자리한다.
2.5L 다이내믹 포스 가솔린 엔진이 중심을 이루고, 전륜과 후륜 부분에 각각 고출력 전기 모터가 하나씩 자리를 한다. 이를 통해 전륜에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의 힘을, 그리고 후륜은 상황에 따라 전기 모터의 힘을 통해 네 바퀴를 효과적으로 조율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RAV4 하이브리드 AWD는 시스템 합산 222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며 e-CVT의 도움을 통해 리터 당 15.5km의 걸출한 복합 연비를 자랑한다.(도심 16.2km/L 고속 14.6km/L)
무대를 가리지 않는 존재, RAV4 하이브리드 AWD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기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실내 공간과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야 등을 느낄 수 있었고, 곧바로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주행을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만큼 시동 시의 정숙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다만 정숙한 차량에 ‘약간의 소음’이 더해질 경우에는 그 소음이 더 과하게 느껴지는 법. 전기 모터에 가솔린 엔진이 힘을 더하는 순간의 진동과 소음이 제법 크게 느껴져 아쉬움이 있었다.
시스템 합산 222마력은 말 그대로 걸출하다. 솔직히 현재 국내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경쟁 차량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가장 특출한 출력이라 할 수 있다. 실제 발진 가속은 물론이고 추월 가속 등 많은 부분에서 출력 적인 아쉬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되려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참고로 RAV4의 엔트리 사양이라 할 수 있는 RAV4 가솔린 모델이라고 하더라도 207마력이라는 걸출한 힘을 발휘하니 그 만족감이 상당하다. 다만 아쉬움은 있었다. 고속, 고 RPM 영역에서 엔진의 부밍음이 다소 크게 들려 향후 토요타에서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극복하고 개선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Four로 명명된 토요타 하이브리드 고유의 AWD 시스템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 후륜 부분에서 구현되는 힘이 느껴지는데 엔진과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그 힘이 드러나는 순간의 이질감이 크지 않아 다루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e-CVT의 경우에는 주행 내내 운전자에게 별도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매끄러움을 과시하고 그 출력의 전달, 그리고 공인 연비에서 볼 수 있는 우수한 효율성을 보장한다. 다만 수동 모드 시에 기어 비가 6개에 불과하다는 점은 내심 아쉬운 대목이다.
차량의 전체적인 움직임은 TNGA의 존재감, 그리고 한층 발전된 완성도를 느낄 수 있었다. TNGA 고유의 탄탄하고 낮은 무게 중심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저속 및 고속 주행에서 발현되는 주행의 만족감이 무척이나 뛰어나다. 다만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저속 구간에서는 ‘과도할 정도로 단단하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탄탄히 조율되어 차량의 성격이 확연히 달라진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곧바로 오프로드 구간에서도 매력으로 드러난다.
실제 과거의 RAV4라고 한다면 오프로드 주행과는 벽을 쌓아도 될 그런 도심형 SUV의 감성을 강조한 존재였다. 그러나 토요타가 새로운 RAV4를 공개하며 ‘SUV의 감흥이 사라지고 있다’라는 말처럼, 다시 한 번 RAV4에 ‘SUV 고유의 본질’을 부여했다는 느낌이 든다.
시승을 한 오프로드 구간이 아주 험준한 록-크롤링, 혹은 모굴 및 범피 등이 이어진 구간은 아니었지만 대다수의 운전자가 차량을 운영하며 경험하게 되는 대다수의 오프로드 구간보다 더욱 어렵고 어려운 코스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RAV4 하이브리드 AWD는 사면 구간을 달리며 TNGA 플랫폼의 우수한 강성을 뽐내 그 신뢰도를 높였고, E-Four의 트레일 모드 및 효과적인 전후, 좌우의 트랙션 배분을 통해 한층 높은 험로 탈출 및 극복 능력을 과시해 ‘터프한 RAV4 하이브리드 AWD’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좋은점: 활동 범위를 늘린 존재, 그리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
아쉬운점: 호불호가 나뉘는 전면 디자인, 브랜드를 뛰어넘는 일본의 존재
‘동급 최고’의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존재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AWD를 경험하고 난 후 드는 생각은 ‘동급 최고’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는 것이었다.
호불호가 다소 갈리는 디자인이지만 차량의 가치가 과거의 RAV4보다 한층 개선되었고, 또 경쟁자 사이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여기에 상품의 구성에 있어서도 그 설득력이 상당하니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준비는 모두 마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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