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하루 앞둔 22일 생전 노 전 대통령과 함께했던 정치인과 참모들이 고인에 대해 애틋한 회고 메시지를 이어갔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노무현’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새로운 정치를 실천하려고 한 그의 뜻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대 정치의 무망함을 알고 새로운 정치의 씨앗을 뿌리려 했던 그 정신을 저는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권력을 다투는 현실정치의 한계에 지친 나머지 정치의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들로부터 새로운 희망을 찾으려 했던 것”이라며 “그래서 ‘깨어있는 시민’으로 귀결했고, 정책을 기반으로 한 새 정치를 구축하려 했다”고 회고했다. 김 의원은 “정치인 노무현은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가치를 놓고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였다”며 “싸움을 피하지 않았던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청와대에서 노 전 대통령을 모셨던 참모들은 그의 철학과 고민을 소개했다. 청와대 연설비서관을 지낸 강원국 작가는 22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2004년 3월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 노 전 대통령 연설에 대한 일화도 전했다. 강 작가는 “가장 인상적인 것은 ‘내가 지금 사과하면 탄핵 면해줍니까. 그래서 사과하면 봐주고 사과하지 않으면 탄핵되는 겁니까. 그런 사과라면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입에 발린 사과하지 않겠습니다’란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한 번도 의기소침하거나 일희일비하는 걸 잘 못 봤다. 늘 자신감이 있으시고 늘 희망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대변인과 국정홍보비서관을 지낸 김종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대통령은 말로 정치를 하는 거다. 말이 권력이다’는 말을 했다”며 “말을 성의 있게 해야 한다는 철학이 있으셨다”고 회고했다.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멀리 보고 뚜벅뚜벅 가자는 말씀 참 많이 하셨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갈등 과제에 대해서 합의해내는 능력이 안 생기면 국정을 못 푼다는 신념이 강했다”며 “정치개혁을 필생의 숙제로 여기고 도전했다”고 평가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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