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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압류 화물선’ 반환 요구에... 미국 “대북제재 유지”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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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압류 화물선’ 반환 요구에... 미국 “대북제재 유지” 일축

입력
2019.05.22 17:20
수정
2019.05.22 20:4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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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는 불법” 김성 北대사 기자회견 열고 주장

비핵화 협상과 연계할 뜻 시사해 2005년 BDA 사태 재연 우려도

김성(오른쪽)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미국의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 압류 조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김성(오른쪽)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미국의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 압류 조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북한이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화물선 압류 조치에 강력 반발하면서 가뜩이나 교착 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에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북미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자산을 압류한 조치가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와 유사해 당시 6자 회담을 장기간 좌초 상태로 몰았던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 압류 조치에 대해 “이번 사건은 북한에 대한 극단적인 적대 정책의 산물로서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며 "미국은 극악한 행위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 심사숙고 해야 하고, 지체 없이 화물선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공화국의 자산이자 우리의 주권이 완전히 행사되는 영역"이라면서 미국의 압류 조치가 불법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북미) 양자관계 구축을 약속한 6·12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의 희망과 정신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북미간 비핵화 협상과 연계할 뜻을 시사하면서 “모든 것은 미국에 달려 있으며 미국의 반응을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하겠다는 약속을 실행할 것으로 믿고 있다. 미국은 이런 목표를 향한 추가 진전을 위해 북한과 외교적 협상을 하는 데 열려 있다”면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의해 결정된 대로 국제적 제재는 유지되며 모든 유엔 회원국에 의해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제재를 통해 비핵화 빅딜을 압박하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요구를 사실상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 대사가 압류조치가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어긋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제시한 유엔 협약도 비준 조건 미달로 효력이 없는 상태로 확인됐다. 김 대사는 “2004년 채택된 국가와 국유재산 관할권 면제에 대한 유엔 협약에 따르면 주권 국가의 소유물은 타국의 국가법에 적용받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에리 가네코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해당 협약은 아직 발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협약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30개국의 서명과 비준이 필요한데, 현재까지 서명국은 28개국, 비준국은 22개국에 그쳤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지난 9일 북한 석탄을 불법 운송하는 데 사용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해 미국 법원에 몰수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선박에 대한 압류조치를 취했다.

이번 사태가 2005년 북한의 통치자금 2,400만달러를 동결시켰던 BDA 사태 때처럼 북한이 극단적으로 반발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9ㆍ19 공동성명이 합의됐으나 비슷한 시기 미 재무부가 마카오 소재 BDA가 북한의 불법 자금 세탁 창구로 이용된다며 ‘돈 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이 은행에 예치됐던 북한 자금이 동결됐다. 당시에도 북한은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라며 강력 반발하면서 9•19 공동 성명 이행을 위한 후속 논의는 좌초됐다. 북한은 이듬해 7월 장거리 탄도미사일인 대포동 2호를 시험 발사한 데 이어 10월에는 1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초강수를 둬 북핵 위기가 급격하게 고조됐다. 2006년 11월 중간선거에 참패한 후 부시 행정부가 대북 정책 기조를 바꾸면서 2007년 협상이 재개돼 BDA 자금 동결을 해제하고 북한은 핵 시설 가동을 중단하는 2ㆍ13 합의가 이뤄졌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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