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동연구진 농도 분석 결과… ‘오존 파괴 주범’ 증가 원인 지목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켜 인류가 영구 퇴출시키기로 결정한 프레온가스(CFㆍ염화불화탄소) 배출량이 2013년 이후 연간 최소 7,000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온 가스 배출량 증가의 장본인은 ‘세계의 공장’ 중국이었다.
경북대와 영국 브리스톨대, 일본 국립환경연구원(NIES),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ㆍ콜로라도대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산둥(山東)성과 허베이(河北)성을 중심으로 한 중국 동북부에서 2013년 이후 연간 7,000톤의 프레온가스가 새로 배출됐다”며 “전 세계에서 늘어난 것으로 예측된 프레온가스 추가 배출량의 40~60%에 달하는 규모”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제주도의 경북대 온실기체관측센터와 일본 오키나와현 최남단 하테루마 섬에 있는 NIES 소속 관측소에서 2008~2017년 관측한 프레온가스 배출량 농도 변화 등을 분석한 결과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23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프레온가스 배출과 상관없는 두 섬의 2014~2017년 관측 자료에서 프레온가스 농도가 2008~2012년보다 높아진 점을 주목했다.컴퓨터 분석을 이용, 프레온가스가 어디에서 추가 배출됐고,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 추산한 것이다. 두 관측소의 대기오염물질 관측 범위는 중국 동부 9개성과 한반도, 일본 서부 지역이다.
2013년을 제외한 건 지난해 5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미국 해양대기국(NOAA)의 연구결과와 비교ㆍ분석하기 위해서다. 당시 NOAA 연구진은 “대기 중 2014~2016년 프레온 가스 배출량이 2002~2012년보다 평균 25% 늘었다”고 발표하면서 동아시아를 발생 지역으로 지목했다. 하와이의대기 분석 결과 프레온가스 농도가 갑자기 늘어난 것을 토대로 동아시아에서 발생한 프레온가스가 바람에 날려 태평양을 가로 질러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프레온가스 추가 배출지역을 중국으로 특정한 것이다.
국제공동연구진은 중국에서 새롭게 늘어난 배출량이 연간 7,000톤에 달하는 만큼 건축물이나 냉장시설에서 냉매 등으로 사용된 프레온가스가 새어나온 것으로 보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한국과 일본에선 프레온가스 배출량 변화가 없었다. 연구를 주도한 박선영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는 “이번에 추산한 중국의 프레온가스 배출량은 2012년 이전까진 중국 국가 통계와 대체로 일치했으나, 2013년 이후부터는 연간 배출량이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며 국가 통계와 심각한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에어컨 냉매제 등에 주로 쓰이던 프레온가스는 오존층 파괴를 이유로 1987년 발효된 몬트리올 의정서를 통해 지구상에서 생산ㆍ소비가 2010년부터 전면 금지됐다. 몬트리올 의정서는 유엔 역사상 전 세계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조약으로, 유럽연합(EU)과 중국을 포함한 19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외교부 기후녹색협력과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에콰도르에서 열린 몬트리올 의정서 총회에서 동아시아의 프레온가스 배출 증가가 공식 안건으로 논의됐고, 당시 중국 정부가 해당 사실을 시인하면서 관리단속을 잘 하겠다고 밝혔었다”며 “국제사회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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