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세인트루이스 블루스가 49년 만에 스탠리컵 플레이오프 결승에 올랐다.
세인트루이스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엔터프라이즈 센터에서 열린 2019 NHL 스탠리컵 플레이오프 서부콘퍼런스 파이널(7전4승제) 6차전 홈 경기에서 새너제이 샤크스를 5-1로 제압했다. 1승2패로 밀리다가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낸 세인트루이스는 1970년 이후 무려 49년 만에 스탠리컵 결승 무대를 밟는다.
세인트루이스의 상대는 동부콘퍼런스 챔피언인 보스턴 브루인스다. 공교롭게도 세인트루이스가 1970년 결승에서 만났던 팀은 보스턴으로, 당시 4전 전패로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물러났다. NHL이 1967~68시즌에 리그를 확장한 이후 스탠리컵 우승이 유일하게 없는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설욕과 함께 창단 후 첫 우승을 노린다. 스탠리컵 결승은 오는 28일부터 7전4승제로 펼쳐진다.
2018~19시즌 개막 후 석 달째인 1월4일까지만 해도 리그 전체 꼴찌였던 팀이 대반전을 일으켰다. 세인트루이스는 성적 열세를 딛고 승점 99를 쌓아 서부콘퍼런스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위닉펫 제츠를 4승2패로 따돌렸고, 2라운드에선 댈러스 스타스를 7차전 승부 끝에 4승3패로 꺾었다. 그리고 새너제이와 맞붙은 서부콘퍼런스 파이널에서 1970년 이후 처음으로 시리즈 3연승을 거두며 4승2패로 마무리했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도 이뤄낸 쾌거라 더욱 놀라운 반전이다. 세인트루이스는 크레이크 베르베 감독대행과 ‘넘버 4’ 골리 조던 비닝턴이 중심에 섰다. 지난해 11월 20일 마이크 요 감독이 경질됨에 따라 지휘봉을 넘겨받은 베르베 감독 대행은 팀을 빠르게 안정시켜 올 시즌 감독상 최종 후보 3인에 선정됐다. 개막 때만 해도 팀 구상에 없었던 신인 골리 비닝턴은 시즌 중반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와 시즌의 절반만 뛰고도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다.
베르베 감독대행은 “우리는 올바른 길을 가기 위해 노력했고, 1~2월 좋은 하키 팀이라는 걸 알았다”며 “플레이오프에서도 일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결국 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그 암스트롱 세인트루이스 단장은 “항상 재능이 있었지만 우리는 승리 대신 패배에 익숙해졌다”며 “그러나 우리는 안 좋은 길로 가는 걸 멈추고 성공적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6차전에서 골을 터뜨린 블라디미르 타라젠코는 “항상 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막상 이 순간이 닥치니 믿기지 않는다”고 기뻐했다.
한편 새너제이는 시리즈 전적 2승1패의 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스탠리컵 결승 문턱을 넘는 데 실패했다. 새너제이는 플레이오프 1∼2라운드에서 모두 7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른 후유증이 컸다. 또한 이날 6차전에서 공격수 조 파벨스키와 토마스 허틀, 수비수 에릭 칼슨 등 팀의 주축들이 부상으로 대거 뛰지 못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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