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신문과 인터뷰서 또 과거사 소신 발언
무라카미 하루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 노벨문학상 후보 1순위로 통하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ㆍ70)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역사는 아무리 구멍을 파고 감추려고 해도 나올 때가 되면 나온다”고 말했다. 일본이 과거사에서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강조한 것이다.

무라카미는 22일자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작 ‘기사단장 죽이기’의 주인공 ‘기사단장’을 ‘과거로부터의 메신저’라고 설명하면서 역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들은 역사라는 것을 배경으로 살고 있는데,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반드시 밖으로 나오는 것”이라며 “역사는 자신들이 짊어져야 하는 집합적인 기억”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직후 태어난 그는 "국가의 논리에 따라 커다란 전쟁이 벌어져 사람들이 서로를 죽였던 생생한 기억이 공기에 남아있던 시대에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전쟁은 지금도 상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다”며 “우리들이 굳건한 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실은 연약한 진흙에 지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무라카미 작가는 그 동안 작품을 통해, 혹은 자신의 입을 통해 일본 사회가 침략의 과거사를 마주봐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새로 펴낸 ‘기사단장 죽이기’에서도 난징(南京) 대학살 당시 일본의 만행을 인정하는 내용을 넣었고, 지난 2월 프랑스에서 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자기 나라에 좋은 역사만을 젊은 세대에 전하려는 세력에 맞서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그 동안 내가 소설에서 다뤄왔던 어둠의 세계가 지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라든가 인터넷 속으로부터 현실 세계로 숨어 나오고 있다”며 “마음속 어둠의 세계에 숨어있는 폭력성을 일상에서 느끼고 있다. 과거로부터 그런 것이 살아나오는 것 같은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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