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청주시의원 “역대 대통령 기념물 있는
청남대가 추모비 설치 최적의 장소” 주장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충북 청주시민들이 거둔 성금으로 건립한 추모비를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영근(청주 바·더불어민주당)청주시의원은 22일 “10년째 쓸쓸히 방치되고 있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비를 청남대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제43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에서 “시민들의 마음이 담긴 추모비가 정치적 갈등에 의해 방치된다는 것은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고인에 대한 예의에도 어긋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를 국민에게 개방한 당사자인 만큼 추모비를 청남대에 두는 것이 명분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범덕 시장에게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추모비를 청남대에 설치할 수 있도록 나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추모비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인 2009년 합동분향소를 찾은 청주 시민들의 성금으로 만들어졌다. 노 전 대통령의 얼굴 그림과 추모글, 어록 등을 새긴 이 추모비는 그러나 설치 장소를 놓고 갈등이 불거지면서 지금까지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대통령추모시민위원회는 2009년 7월 합동분향소가 차려졌던 청주 상당공원에 추모비를 설치하려다 청주시와 보수성향 단체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이 추모비는 청주 수동성당, 오창읍의 한 농가 창고 등을 전전하다 지금은 청주시 문의면의 한 농촌마을에 보관돼 있다.
추모비를 청남대에 설치하자는 제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2011년부터 “청남대를 충북에 이양한 노 대통령 추모비가 있어야 할 곳은 청남대”라며 충북도에 추모비 설치를 요구했다. 2013년에는 김형근 충북도의원이 “대통령 추모비를 이념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조속한 청남대 이전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 마다 충북도는 “사회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관리상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선뜻 나서지 않았다.
유순관 충북도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특정 대통령 추모비를 청남대에 두는 것에 대해선 여전히 공론화가 부족한 상황으로 안다”며 “청주시 등 관계 기관으로부터 협의가 들어온다면 그 때 가서 검토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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