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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뒷담화] 경제난 극심한 팔레스타인, 미국 손길 뿌리친 까닭은?

입력
2019.05.22 14:44
수정
2019.05.2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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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강 서안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소년이 20일(현지시간)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 헤브론=EPA 연합뉴스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소년이 20일(현지시간)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 헤브론=EPA 연합뉴스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소년이 20일(현지시간)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 헤브론=EPA 연합뉴스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소년이 20일(현지시간)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 헤브론=EPA 연합뉴스

“우리(팔레스타인)는 협박에 굴복하거나 우리의 정치적 권리(주권)를 돈 받고 팔아넘기지 않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마나마 경제회담에 대한 모하메드 쉬타예 팔레스타인 총리의 답이다.

수십 년을 이어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주된 양상이 군사 분쟁에서 경제전으로 바뀌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생활고는 극에 달했다. 국제노동기구가 2018년 발표한 실업률 통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의 실업률은 30.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팔레스타인 통계국에 따르면 이중 가자 지구의 실업률은 52%에 이른다. 팔레스타인 영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실업률은 18% 정도라고 한다.

가지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소년이 20일 노점 가게에서 담배를 비롯한 잡화를 팔고 있다. 가자=AP 연합뉴스
가지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소년이 20일 노점 가게에서 담배를 비롯한 잡화를 팔고 있다. 가자=AP 연합뉴스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소년이 20일(현지시간) 거리에서 향수를 팔고 있다. 헤브론=EPA 연합뉴스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소년이 20일(현지시간) 거리에서 향수를 팔고 있다. 헤브론=EPA 연합뉴스

팔레스타인의 경제는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1994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파리 의정서에 서명하며 팔레스타인의 경제권은 이스라엘에 넘어갔다. 이듬해 오슬로 2차 협정과 합쳐진 파리 의정서는 팔레스타인 관세 일체를 이스라엘 정부가 대신 수금해 팔레스타인 정부에 전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팔레스타인 영토 내에서 소비되는 이스라엘산 물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역시 이스라엘 정부가 책정한다.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정부를 대신해서 걷는 세금은 팔레스타인 정부 예산의 7할을 차지한다. 이스라엘은 이 점을 이용해 팔레스타인과 외교·군사적 마찰이 있을 때마다 세금 지급을 미루거나, ‘수금 비용’ 명목으로 공제되는 금액을 조정했다.

팔레스타인 소년이 라마단 기간에 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19일 가자 지구에서 채소를 팔고 있다. 가자=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소년이 라마단 기간에 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19일 가자 지구에서 채소를 팔고 있다. 가자=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소년들이 라마단 기간에 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19일 가자 지구에서 채소를 팔고 있다. 가자=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소년들이 라마단 기간에 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19일 가자 지구에서 채소를 팔고 있다. 가자=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소년이 라마단 기간에 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19일 가자 지구에서 채소를 팔고 있다. 가자=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소년이 라마단 기간에 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19일 가자 지구에서 채소를 팔고 있다. 가자=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내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군민 양용’ 기술의 수입을 엄격히 제한한다. 현재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는 56개 항목, 가자 지구에서는 62개 항목이 금지돼 있다. 자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물품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국제 사회는 이스라엘의 제한은 도가 지나쳤다고 보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적용하고 있는 군민양용 물품 규제는 여러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며 “적법한 용도에 사용되는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 사이의 구별이 모호하다”고 언급한다. 세계은행은 “금지된 품목의 정의가 너무 넓다”고 비판하며 “통신 장비, 통신을 보조하는 장비, 통신 기능이 포함된 장비”를 모두 제한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제조·의료·가전 산업 분야를 모두 규제하는 것이라고 예시를 들었다.

미국 정부가 다음 달 말 바레인에서 팔레스타인 대상의 경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마나마 경제회담’을 제안했지만, 팔레스타인 정부는 이를 거절했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고, 대팔레스타인 지원금을 대폭 삭감한 전례로 볼 때 회담 내용이 이스라엘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트럼프 정부 이전에도 미국은 대표적인 친이스라엘 국가였다. 팔레스타인의 유엔가입을 반대했음은 물론이고, 팔레스타인 영토 내 천연자원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인정하는 2015년 결의안에 반대한 5개국 중 하나였다. 이에 팔레스타인 내부에서는 미국의 회담 제안이 금전적 지원을 대가로 자주독립을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전술이라며 거부감이 팽배하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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