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에 맞서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철도국(FRA)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로스엔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이어 주는 ‘총알 열차’에 투입될 예산을 취소하기로 결정하자 이를 막기 위한 것이다.
AP통신은 캘리포니아주가 21일 건설 중인 고속철도의 사업 예산이 취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미 FRA는 16일 고속철도 건설사업 지원금 9억2,900만달러(약 1조1,000억원)를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원금은 약 10년 전 의회가 배정한 것이다. 그러나 연방철도국은 사업이 충분한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캘리포니아주가 공사 시한을 맞출 수 없을 것이라는 게 FRA의 입장이다.
개빈 뉴섬(민주당)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뉴섬 주지사는 “이번 결정은 캘리포니아, 그리고 대통령의 국경장벽 계획에 대한 캘리포니아의 반발, 그리고 대통령이 ‘녹색 재앙’이라고 표현한 고속철도 사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공연한 적대감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는 올해 초 ‘셧 다운(연방정부 일시 폐쇄)’의 원인이 됐던 국경 장벽 건설 건설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 사태’로 이어지자 이에 맞서 취소 소송을 냈던 주 중 한 곳이다.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총알 열차’ 건설 계획은 전전 주지사인 아널드 슈워제네거(공화당) 시절부터 추진돼온 사업이다. 총 연장 837㎞로 계획된 이 고속열차는 시속 354㎞의 속도로 운행하며 포화 상태에 다다른 LA국제공항 등 주요 공항과 고속도로의 혼잡을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됐다. 차량 통행량을 줄여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이 사업에 대해 ‘낭비’라고 주장해 왔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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