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이 배우로서 사생활 관리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남궁민은 지난 15일 종영한 KBS2 ‘닥터 프리즈너’에서 나이제 역을 맡아 선과 악을 넘나드는 ‘다크 히어로’적 면모를 완벽 소화하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과거 국내 드라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강력한 ‘다크 히어로’의 등장에 남궁민을 향한 반응은 그야말로 ‘호평 일색’이었다. 하지만 남궁민은 이 같은 호평에 대해 “시대의 흐름이 있는 것 같다”는 겸손한 답을 내놨다.
“요즘은 보급 매체들이 많아지면서 시청자 분들께서 볼 수 있는 것들도 굉장히 많아졌잖아요. 그러다보니 이미 시청자 분들은 어떤 게 촌스럽고 세련되고, 진짜고 가짜인 지를 다 아시거든요. 전 세계에서 너무 좋은 볼거리를 제공해주니까 보는 분들의 수준이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이제 누가 뭐래도 착하기만 한 주인공은 답답하다고 생각하시는 시대가 오지 않았나 싶어요. ‘다크 히어로’가 약간 과장되긴 했지만 힘없는 사람들의 답답함, 현실에서 당하고 참는 것들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지점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연기하는 방식 역시 요즘엔 자연스러운 걸 더 선호하시다 보니 그런 지점들이 통했던 것 같고요. 예를 들어 요즘 노래 경연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오면서 저는 노래를 못하는 사람임에도 노래를 듣고 평가하는 사람이 됐는데, 드라마를 보시는 시청자 분들은 어떠시겠어요. 그런 현대적인 흐름과 함께 배우와 작품들도 앞으로 많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극 중 통쾌한 복수를 이루며 히어로적 면모를 보이기도 했지만, 때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 악의 경계에 선 인물의 모습을 그리기도 했던 남궁민. 역대급 악역을 연기했던 SBS ‘리멤버’ 때와는 또 다른 악인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그에게 “현실에서도 악인이 될 때가 있냐”는 가벼운 질문이 이어졌다. 뜻밖의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악인이 될 때는 없지만 가끔 짜증을 낼 때는 있다”고 대답한 남궁민은 이윽고 배우로서의 소신이 엿보이는 묵직한 대답을 덧붙였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특히 도덕적으로도 완성도가 있어야 된다고 여겨지는 직업이잖아요. 많은 분들이 도덕적인 면모에 대해 평가하시는 만큼 저는 악인이 될 수 없답니다.(웃음) 그래서 저는 요즘 집에만 있어요. 평소에도 화를 많이 삭히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일부, 소수의 몰지각한 분들이 하시는 행동들이 연예인 전체의 이야기처럼 화두에 오르기 때문에 참으려고 항상 노력 중이고, 나쁜 일은 하지 않으려 하며 살고 있어요. 다수를 평균내기 보단 극소수의 눈에 띄는 사람들이 보여 질 수밖에 없는 게 공인이니까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항상 조심하고 있죠.”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