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된 미술관 외벽 벽돌 수백 개 갑자기 떨어져
부산대에서 26년 된 한 건물의 외벽에 붙어 있던 벽돌 수백 개가 갑자기 떨어져 60대 미화원이 벽돌에 깔려 숨졌다.
사고가 난 노후 건물의 안전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던 부산대는 사고가 나서야 뒤늦게 정밀안전진단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21일 오후 2시 10분쯤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예술대학 미술관 건물 외벽 벽돌들이 한꺼번에 벽에서 갑자기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5층인 미술관 건물 한쪽 변면 중 4~5층 벽면에 붙어 있던 수백 개의 벽돌이 갑자기 떨어지자 건물 아래에 있던 미화원 A(68)씨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벽돌 더미에 깔려 그 자리에서 숨졌다. 2014년부터 부산대 환경미화원으로 직접 고용돼 5년째 일하던 A씨는 미술관 주변에서 청소 작업 중이었다.
벽돌이 한꺼번에 떨어지는 굉음에 놀라 미술관을 비롯해 인근 건물에서 수업하던 학생 수백 명이 급히 대피했다. 사고 현장에 목격한 한 학생은 "‘우르릉’하는 굉장히 큰 소리가 나서 창문을 보니 벽돌이 마구 떨어져 있고 사람이 벽돌에 깔려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벽면에 마감재로 붙어 있던 벽돌이 무너진 미술관은 1993년 3월 준공한 26년 된 건물이다. 때문에 건물의 계단이나 내부 벽면에 금이 많아 학생들은 학교 측에 안전조치나 건물 신축 요구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건물 연한이 30년이 되지 않아 지난해 정밀안전진단 대신 정밀점검을 했는데 즉각 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B등급이 나와 보수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사고가 난 미술관을 임시 폐쇄한 뒤 정밀안전진단을 할 예정이다.
부산대 학생들은 사고가 발생한 미술관 외에도 외벽에 벽돌을 붙인 낡은 건물들이 많다며 학교 측에 안전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학교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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