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가 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나지란 공항을 공습했다.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후티와 중동 내 대표적 미 우방국인 사우디 간 군사 충돌이 격화하며, 최근 대치 중인 미국과 이란 간 대리전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후티가 운영하는 알 마시라 방송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 남쪽 840km 떨어진 나지란 공항 내 군사시설을 드론으로 공습했다고 밝혔다. 공습 직후 사우디는 “후티가 나지란 공항 내 민간시설을 목표로 삼았다”며 “강력한 반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우디는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 발생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예멘 국경과 인접한 나지란은 미국 정보 요원들의 활동이 확인되면서 예멘 국경 지역에 대한 미 특수전 병력 배치 가능성이 제기됐던 곳이다. 다만 후티의 이번 공격이 미군 시설을 겨냥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우디가 예멘에 수니파 정권 수립을 위해 군사력을 투입했던 2015년 3월 이후 4년 간 지속된 양측 간 군사 충돌은 특히 최근 들어 잦아지고 있다. 후티는 지난 14일 폭발물을 실은 드론 7대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정유시설 2곳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 이틀 뒤인 16일에는 사우디가 예멘 수도 사나 등에 있는 후티 기지를 보복 공습했다.
특히 후티는 20일 “사우디가 주도하는 침략 전쟁에 맞서기 위해, 보복 공격을 할 수 있는 잠재적 표적 200곳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다”며 대대적 공격을 예고한 상태다.
양측 간 군사 충돌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대치와 맞물리며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을 상승시키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의 테러리스트 군사조직”이라며 후티의 최근 군사적 움직임 배후로 이란 정부를 지목하고 있다. 후티 반군이 최근 사우디 공습에 자주 동원하고 있는 군사용 드론 역시 이란이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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