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위즈의 새 좌완 마무리 정성곤(23)이 팀의 뒷문을 굳건히 지켜주고 있다.
정성곤은 20일 현재 22경기에서 2승 2패 5세이브 7홀드를 기록 중이다.평균자책점은 2.84인데, 리그 최고 마무리 조상우(키움ㆍ1.93ㆍ14세이브)나 원종현(NCㆍ3.05ㆍ11세이브)에도 뒤지지 않는다.이닝당 출루허용률이 1.26이고,안타 허용률도 0.209에 불과해 마무리로 적격이다.
특히 최근 5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리며개인적으로도 자신감이 부쩍 붙었다.이강철 KT감독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자기 공을 던진다”라고 평가했다.정성곤의 활약 속에 주권-손동현-정성곤으로 이어지는 KT 필승 계투진도 안정되면서 팀도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탔다.정성곤은 “처음에 마무리로 나설 때는 긴장됐다”며 “꼭 경기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보다는, ‘중간에 나가서 1이닝 던지고 들어온다’라고 생각을 바꾸니 마음도 편해졌다”고 말했다.
사실 정성곤은 2015년 KT에 입단 후 크게 눈에 띄진 않았다.15~17년까지 3년 동안 74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5승 25패에 평균 자책점 7.56으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지난해 불펜으로 돌아선 것이 전환점이 됐다.부상으로 7월에야 1군 마운드로 복귀했는데 마침 선발 로테이션에 낄 자리가 없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는데,성적이 훨씬 좋아졌다.지난해 24경기에서 1승 5홀드(평균자책 2.96)를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올해도 중간 필승조로 시즌을 시작했다.이강철 감독은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확실한 좌완 불펜을 찾겠다”고 했고,정성곤을 적임자로 낙점했다.실제로 정성곤은 우완 필승조였던 엄상백이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간 후에도 홀로 KT 마운드의 허리를 책임지며승리의 연결고리 몫을 했다.하지만 시즌 초반 KT 뒷문을 책임졌던 마무리 김재윤(29)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이에 정성곤이 갑작스레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한 것이다.정성곤은 “선발이든 불펜이든,마무리든 필요한 상황에 나가서 제 역할을 하는게 내 보직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마무리 투수로서 이닝당탈삼진(0.75)이 조금 낮은 점은 아쉽다.조상우의 이닝당탈삼진은 1.23, 원종현은 1.21이다.정성곤은 “상대 타자를 윽박질러 삼진을 빼앗는 투구 스타일이 아니다보니 굳이 삼진을 잡으려 신경 쓰지도 않는다. 삼진 잡으려면 공 3개가 필요하지만,맞춰 잡으면 공 1개로도 아웃을 잡을 수 있다.나는 그게 더 좋다”라며 웃었다.
수원=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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