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청장 구속, 현직 넘버2 뇌물수수 의혹 터져

버닝썬 부실수사 비판, 여경 대응 논란 등 악재 잇따라

원경환 신임 서울청장. 경찰청 제공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경찰에 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전직 경찰 총수가 과거 정보경찰을 활용해 직권 남용 혐의로 구속된 지 5일 만에 현직 경찰 ‘넘버2’의 뇌물 수수 의혹까지 터지면서다.

서울동부지검은 21일 지난달 함바 브로커 유상봉(73)씨로부터 원경환 서울경찰청장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진정서가 접수돼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씨는 4월 제출한 진정서에서 2009년 서울강동경찰서장이던 원 청장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건설현장 식당 함바집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정부 고위 관료를 상대로 수억원대 뇌물을 건넨 ‘함바 게이트’의 핵심 인물이다. 유씨에게서 함바식당 수주 대가로 1억9,000만원을 받은 강희락 경찰청장은 2011년 기소돼 징역 3년6월을 선고 받았고, 임상규 순천대 총장(전 농림부 장관)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검찰 수사로 경찰 고위직들이 무더기 처벌받으며 2011년 한창 탄력을 받던 검경 수사권 조정 동력이 순식간에 가라앉는 계기가 됐다.

원 청장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금품수수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유씨에 대해) 무고죄 등으로 강력히 법적 대응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내부에선 검찰이 경찰 고위직을 흠집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내사 중인 사안을 외부에 흘린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정례간담회에서 “교도소에 있는 유씨가 (과연) 공개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공개원칙에 비춰볼 때 수사 중인 사안을 이렇게 공개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검찰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경찰은 원 청장의 뇌물수수 혐의는 이미 내부감사 등을 통해 종결된 만큼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선 잇단 악재로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경찰 전ㆍ현직 간부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나가는 상황에서 ‘수사권 조정 동력이 확 꺾인 2011년 사태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술렁거림도 들린다.

검ㆍ경간 신경전은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날 민 청장은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비롯 검찰 전ㆍ현직 간부 4명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법적 절차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임의적인 방법으로 안될 땐 법으로 정한 강제수사 절차에 따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제수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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